미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투자규제 완화, YMTC 의욕 꺾었다

▲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국 투자 규제 유예를 무기한 연장하면서 YMTC와 같은 중국 기업의 투자 의지가 꺾이게 됐다는 외국언론 분석이 나왔다. 중국 YMTC의 128단 3D낸드 반도체 생산공장. < YMTC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시설 투자를 계속 허용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YMTC 등 중국 반도체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YMTC가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한국 경쟁사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는데 이를 실현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미국의 규제 유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우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며 “반면 중국 경쟁사는 불이익을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한시적으로 적용하던 중국 반도체공장 투자규제 유예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이 규제에 따른 타격을 사실상 피하게 된 셈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서 계속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의 공정 전환이나 개선을 위한 투자를 꾸준히 벌이면서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규제로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던 YMTC 등 중국 반도체기업은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을 추격하려던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게 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규제 유예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YMTC는 중국 내수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수혜를 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MTC는 낸드플래시 핵심 기술인 3D낸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중국 대표 반도체기업이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 사들인 반도체장비를 활용해 대규모 시설 투자를 벌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었다.

D램 전문업체인 중국 CXMT 역시 내수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비슷한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메모리반도체 시설 투자를 벌이기 어려워진다면 이러한 전략을 현실로 옮기는 일은 더 쉬워질 수밖에 없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YMTC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규제 완화로 ‘핸디캡’을 벗어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대만 경제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지만 중국 공장에 더 투자를 벌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을 고려한다면 미국 정부가 중국에 시설 투자를 허용했다고 해도 반도체장비를 반입하는 데 정치적 제약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제연구원은 YMTC 등 중국 반도체기업과 비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우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