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따라가는 티빙-웨이브, 광고요금제 도입 포함 수익성 확보 고심

▲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글로벌 OTT 넷플릭스 수익모델을 따라 광고요금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넷플릭스를 따라 광고요금제 도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광고요금제는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노출하는 것을 뜻하며 이용자는 광고에 노출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싼값에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10일 콘텐츠업계에서는 티빙과 웨이브가 요금인상과 계정공유 단속보다 광고요금제 도입을 통해 영업 손실 축소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나 왓챠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인상이나 계정공유 단속 조치로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와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는 7일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광고요금제 도입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최 대표는 “현재 요금제로 수익을 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광고요금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제로 생각하고 있고 적절한 타이밍에 우리 계획을 상세히 보고드릴 자리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광고요금제 검토를 꽤 오래 하고 있다”며 “광고요금제는 대세이고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광고요금제 도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광고요금제 도입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들은 글로벌 OTT와 다르게 아직은 가입자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단계”라며 “넷플릭스와 유사한 광고요금제 모델로 갈 경우 국내에서 가입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와는 전혀 다른 모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넷플릭스와 유사한 광고요금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계정공유금지 등이 함께 시행돼야 하는데 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는 토종 OTT들이 계정공유금지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광고요금제가 거둘 효과에 대해 물음표가 붙는 이유는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가 많아서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플랫폼 유료 이용 비율 1위는 37%를 기록한 넷플릭스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16%로 2위를 차지했다. 12%를 기록한 티빙, 11%를 기록한 웨이브보다 높은 수치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동영상 다운로드, 백그라운드 재생, 유튜브 뮤직 등 혜택을 제공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가 없어서다.

광고요금제는 일반요금제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이 책정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구독자들이 광고를 보면서까지 구독료를 낮춰 티빙이나 웨이브를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률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를 통해 시청하는 드라마, 영화 등은 유튜브 콘텐츠와 비교해 몰입감이 더 중요시될 수 밖에 없다. OTT 플랫폼에서 중간광고를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 따라가는 티빙-웨이브, 광고요금제 도입 포함 수익성 확보 고심

▲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와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가 7일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광고요금제 도입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최주희 티빙 대표(왼쪽)와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헌 중부대 교수·김동윤 대구대 교수·최종환 성균관대 메타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한국언론정보학보에 낸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탐색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령이 낮을수록 광고요금제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형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OTT 이용률은 72.0%다. 이 가운데 20대의 OTT 이용률은 95.9%로 가장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OTT 이용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광고요금제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은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OTT 이용자들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빙과 웨이브는 조만간 광고요금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폭이 지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티빙은 2020년 61억 원,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출범한 웨이브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169억 원, 2021년 558억 원, 2022년 1217억 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되고 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