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유가 폭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과거와 달리 범아랍권은 참전에 미온적으로 오히려 국지전에 국한될 것이다"며 "1차 오일쇼크 재발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통제 재강화에 주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하마스 이스라엘 무력충돌은 국지전, 이란 수출통제 주목해야"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이 유가 폭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스크린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의 정당이자 무장 조직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공격을 시작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력충돌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자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위해 미 해군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급파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범아랍권의 원유 수출 보복(1차 오일쇼크)을 불러온 1973년 10월 욤 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과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유가 폭등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범아랍권 전쟁으로 커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됐다.

최 연구원은 "아랍권 맹주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고 있어 범아랍권의 전쟁 개입은 부재하다"며 "사우디는 양측이 자제하기를 희망한다며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역시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지만 그들의 공격은 자율적이었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통제 강화를 경계해야한다고 지적됐다. 사우디가 원유 감산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수급 여건이 부진한 상황에 이란산 원유 공급에도 문제가 생기면 시장은 이를 반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숫자(수급과 적정가격)에 근거한 기존 접근 방식은 계속 고수할 것이라 밝혀 사실상 정치적 합의에 의한 증산 가능성을 일축했다"며 "이란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 가능성은 계절성 후퇴에 따른 유가 하방 리스크를 일부 상쇄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안정을 위해 이란의 원유 수출(중국향)을 암묵적 용인해온 가운데 미 공화당과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직접적 개입을 막론하고 배후에 이란이 있다면 이들의 원유 수출 경로를 막아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