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대표이사 체제의 KT가 닻을 올리면서 올해 말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조성수 KT알파 대표를 비롯한 52개 계열사 대표들의 거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춘식 대표와 조성수 대표는 모두 올해 3월 임시방편으로 신규 선임됐지만 경영성과에 따라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 1년' KT스카이라이프-양춘식 KT알파-조성수, 김영섭 '쇄신 인사' 피하나

▲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조성수 KT알파 대표가 김영섭 KT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뤄지는 첫 연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 KT스카이라이프 >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실력과 역량에 따라 직무를 맡기겠다고 밝힌 만큼 계열사 대표들은 짦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영섭 KT 대표가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올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에는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현재 KT 52개 계열사 사장단은 대부분 구현모 전 KT 대표 체제에서 선임된 인물들인 만큼 외부출신인 김영섭 대표로서는 어느정도 새로운 피를 수혈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4년 황창규 전 회장이 KT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때도 계열사 사장단이 대부분 물갈이 됐다.

반면 올해 3월 신규 선임된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조성수 KT알파 대표는 경영성과에 따라 연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1년이라는 짧은 임기를 부여받아 2024년 3월 첫 번째 임기가 끝난다.

KT 주요 계열사들이 대표이사 임기는 보통 3년인 것을 감안하면 양 대표와 조 대표는 모두 2년이나 임기가 단축된 셈이다.

이는 올해 초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비상경영체제가 운영됐던 만큼 임시방편 측면의 인사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2020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웠고 정기호 전 KT알파 대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년의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이를 고려하면 양춘식 대표와 조성수 대표에게 주어진 1년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가운데 조성수 KT알파 대표는 실적측면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KT알파는 2023년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85억 원, 순이익 118억 원을 거뒀다.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23.4%, 순이익은 67.2% 증가한 수치다.
 
'임기 1년' KT스카이라이프-양춘식 KT알파-조성수, 김영섭 '쇄신 인사' 피하나

▲ 조성수 KT알파 대표이사. < KT알파 >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9억 원이었는데 이는 역대 KT알파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새로 쓴 것이었다.

커머스 플랫폼 기업인 KT알파는 홈쇼핑 산업이 전체적으로 침체됐음에도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익성을 높였는데 이는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김영섭 KT 대표의 경영철학에도 부합한다.

반면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53억 원, 순이익 244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8.1%, 순이익은 31% 감소했다.

별도기준으로 봐도 영업이익은 3.3%, 순이익은 10.9% 줄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성공과 광고수익이 늘어남에도 관련 자회사의 수익이 감소한 것은 KT스카이라이프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KT스카이라이프의 경영성과를 반기 기준 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증가는 필수불가결하며 이를 단기적인 수익성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양춘식 대표는 2023년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양 대표는 KT스카이라이프의 전신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출신으로 누구보다 위성방송산업을 잘 이해하고 회사 내부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KT스카이라이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을 당시 HCN인수를 통해 외형성장을 이끌었고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의 ‘우영우’를 비롯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도 공헌했다.

조성수 대표도 양 대표와 같은 재무전문가로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KT에서 근무한 ‘KT맨’이다. 2000년 KT 전략기획실 지배구조팀장, 지니뮤직 경영기획총괄을 거쳐 2021년부터 KT알파에서 일해왔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의 연말 인사개편 폭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지만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는 인물도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어떻게 평가받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