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신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이익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전략을 채택하며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 태양광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태양광사업 글로벌 확대, 박종환 신흥시장 결실 눈앞

▲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전략을 추진하며 공을 들였던 신흥시장 개척이 점차 결실을 거두고 있다.


18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박종환 대표는 앙골라에서 진행되는 태양광 프로젝트 참여를 발판으로 삼아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등지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앙골라의 태양광 발전단지 조사업인 솔라(Solar) II 프로젝트에 쓰일 130MW 규모 태양광모듈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422억 원이다.

계약상대는 포르투갈 기업 MCA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앞서 5월에도 앙골라 정부가 발주한 지역 발전소 건설프로젝트에 쓰일 22MW 규모 태양광모듈을 MCA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아프리카 시장에서 첫 번째 수주를 이뤄낸 바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앙골라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한지 4개월도 안돼 더 큰 규모의 일감을 따낸 셈이다. 

이번에 수주한 계약금액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9848억 원)의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제법 큰 액수다.

아프리카의 태양광산업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앙골라의 수주 성과를 기반으로 아프리카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에 수주한 솔라II 프로젝트 1단계(130MW분)에 이어 2·3단계(170MW분) 수주를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공공 부문의 사업을 위주로 아프리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민간 태양광발전소에도 고출력, 고품질 제품을 공급해 시장 영향력을 넓혀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은 세계 태양광 자원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현재 태양광발전용량은 1%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엿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앙아시아는 화석연료가 비교적 풍부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야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상황을 보더라도 에너지 자급률이 하락하고 있고 원유나 천연가스의 자국 내 생산이 줄어들며 해외로부터 부족분을 수입하는 물량도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2030년까지 태양광 5GW, 수력 3.8GW, 풍력 3GW 등의 생산용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았는데 이는 2019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용량이 수력발전 1.8GW에 불과했던 데서 상당 부분 확대되는 것이다.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로서는 주력 시장인 유럽의 태양광 업황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시장 진출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 작지 않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21년 8월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했다. HD현대에서 현대일렉트릭(현 HD현대일렉트릭) 배전영업부문장, 풍력발전 3개사 대표이사,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자산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박 대표는 처음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사령탑을 맡은 직후부터 글로벌 사업조직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역량강화에 힘써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기조에 따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유럽과 미국 등 태양광 시장 규모가 큰 지역뿐 아니라 앞으로 잠재력이 높은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의 태양광 업황 전망이 이전보다 어두워진 만큼 글로벌 태양광시장에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은 앞으로 더 부각될 여지가 있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태양광모듈 가격은 1년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고점 대비 40%나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태양광모듈 수입량이 급증하며 재고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기준으로 유럽의 태양광 설치량은 42GW인데 수입량은 80GW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유럽의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는 54GW 수준인데 수입량 전망치는 118GW로 당분간 공급 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도 중장기적으로 태양광모듈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미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30~40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생산능력은 50~60GW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2025년부터 태양광모듈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할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대표는 기술개발을 통해 태양광모듈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태양광사업 글로벌 확대, 박종환 신흥시장 결실 눈앞

▲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치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고출력 태양광 모듈. < HD현대에너지솔루션 >

5월 수주한 22MW 규모의 태양광모듈 제품(앙골라 지역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은 하프컷(레이저 커팅으로 한 장의 셀을 2개로 분할해 서로 연결하는 기술)이 적용돼 전류 손실이 낮고 발전 효율이 높다. 모듈 내에서 한 셀에서 다른 셀로 전류가 흐르는 동안 저항 때문에 손실이 발생하는데 하프컷 기술을 적용하면 전류의 이동 거리가 짧아져 저항이 적게 발생한다. 

게다가 전면뿐 아니라 후면까지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 일반 모듈보다 30% 이상 발전량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초고효율 이종접합 기술(HJT)와 같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종접합 기술은 실리콘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있는 단결정 실리콘에 비정질 실리콘을 코팅해 재결합한 방식으로 단위면적당 발전량이 가장 많아 도심 고층 빌딩이나 전기차 등 태양광 면적이 한정된 곳에서도 활용성이 높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속적 기술개발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고효율·고품질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지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호주 등 기존시장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같은 새로운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