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한 곳에 갈 사람은 다 갔다', 항공업계 이색 지역도시 취항 늘려

▲ 일본 여행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거점도시를 넘어서 지역 소도시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전 운항했던 지역도시 노선을 부활시키면서 일본 여행수요 공략에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지역도시 여행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뒤 2022년 10월 일본여행 재개 이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거점도시 위주로 운항되던 일본 노선은 지역도시 취항이 늘어나며 항공사 사이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 기간(9월27일~10월3일) 일본 지역도시 항공권 예약률은 오이타 90% 중반, 히로시마, 마쓰야마, 시즈오카 등 3곳이 80% 초중반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거점도시 관광이 지난 1년 동안 많이 이뤄짐에 따라 고즈넉한 분위기와 색다른 명소를 원하는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지역도시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 10곳에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쓰야마(주 5회) △시즈오카(주 3회) △오이타(주3회) △히로시마(주 3회) 등이 대표적 지역도시로 꼽힌다.
 
'일본 유명한 곳에 갈 사람은 다 갔다', 항공업계 이색 지역도시 취항 늘려

▲ 제주항공은 일본 지방도시 노선 촉진전략의 일환으로 도쿄, 후쿠오카 등 거점도시와 연계해 항공권을 판매하고 현지 렌터카업체와 제휴를 맺고 이동수단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동계시즌부터 오이타를 제외한 지역도시 노선의 운항횟수를 늘려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히로시마 등 4개 노선은 제주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일본 지방도시 노선이다. 마쓰야마, 시즈오카 등은 올해 3월, 오이타는 6월, 히로시마는 7월부터 운항이 시작됐다.

제주항공은 일본 지방도시 노선 촉진전략의 일환으로 도쿄, 후쿠오카 등 거점도시와 연계해 항공권을 판매하고 현지 렌터카업체와 제휴를 맺고 이동수단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제주항공은 일본 지역도시 노선에서 순항하고 있지만 새로운 경쟁자의 대거 등장으로 달갑지 않은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동계시즌부터 고마쓰·오카야마·니가타·가고시마 등에 정기항공편을 띄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노선들은 코로나19에 운항이 중단된 노선들이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다시 항공기를 운항한다면 모두 12개 일본 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코로나19 이전 취항했던 도시 가운데서는 아이타와 아오모리 등의 지역도시만 아직 미취항 상태로 남아 있다.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 진에어도 일본 지역도시 취항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진에어는 15일 인천~나고야 노선을 취항을 통해 일본 주요 거점도시에 취항을 마쳤다. 진에어는 올해 5월 인천~기타큐슈 운항을 재개했는데 동계시즌에 인천~오카마야 취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큐슈 지역을 위주로 지역도시 취항을 확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구마모토(주 7회) △사가(주 3회) 등 인천발 일본 지역도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8일부터 정기 재운항을 시작한 사가 노선은 9월 평균 예약률이 80% 이상을 달성했으며 동계시즌부터 주 4회로 운항횟수가 늘어난다. 

티웨이항공은 구마모토현과 손잡고 다음달 9일까지 인천~구마모토 노선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1인 편도 총액 11만4800원의 이벤트 운임 항공권과 함께 15% 할인코드 입력 이벤트를 통해 할인된 가격에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다.

김해공항을 거점공항으로 두고 있는 에어부산은 부정기편을 통해 일본 지역도시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일본 유명한 곳에 갈 사람은 다 갔다', 항공업계 이색 지역도시 취항 늘려

▲ 티웨이항공은 구마모토, 사가 등 큐슈 지역도시의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8일 사가공항에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 인천~사가 재운항 기념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10월11~26일까지 부산~일본 도야마 노선을 왕복 6회 부정기편으로 운항한다. 앞서 5월 비정기 운항에서 승객의 만족도가 높아 추가 편성한 것이다.

에어부산은 올해 3월 미야자키(왕복 5회), 올해 7월 마쓰야마(왕복 9회) 등 부산발 부정기편을 지속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구마모토, 오이타, 도야마 등에 부정기편을 운항한 바 있어 추가 취항 가능성이 있다. 

에어서울은 10월29일부터 인천~돗토리(요나고) 노선을 주 3회 운항 재개한다. 

또한 추석연휴 기간(9월27일~10월11일) 인천~다카마스 노선의 운항횟수를 기존 주 7회에서 주 14회로 늘려서 운항한다.

에어서울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인천~다카마스 노선을 단독운항하고 있는데 지난해 운항 재개 이후 평균탑승률은 85%에 이르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일본 노선의 인기는 해외여행 재개 이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8월 국내 항공사의 일본 노선 운항편수는 6864회, 수송인원은 124만5천 명으로 운항편수는 2019년의 100.7%, 수송인원은 2019년의 128.5% 수준으로 회복했다.

최근 원엔환율 하향 안정 분위기는 국내 관광객의 일본 여행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원엔환율은 2023년 4월26일 100엔 당 1004.2원으로 연내 고점을 찍은 뒤 6월경부터 900원 대로 하락해 최근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여행객이 원화를 엔화로 바꿔 일본에서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 점이 일본 여행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일본과 외교적으로 우호적 관계가 강해지면서 일본 문화와 관련한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명장면의 실제 장소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영화 속 장소를 방문해 작품 속에 실제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인증샷을 찍는 이른바 '성지순례' 여행이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