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HMM 매각, 아시아나항공 합병등의 문제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을 둘러싼 현안들 가운데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사가 큰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번 국감에서 강 회장이 추진하는 본점 이전의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노조와 함께 이전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MM 매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등 지지부진한 산은의 구조조정 현안에 관련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10월 국회에서 열릴 산은을 대상으로 하는 국감을 앞두고 국감에 출석시킬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꾸리고 있다.
산은 노조는 올해 국감에 산은에서 발주한 ‘국정과제인 산은 지방이전 추진시 한국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한 마련 컨설팅’을 맡았던 삼일PWE 담당자를 증인으로 채택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노조는 정부와 국민의힘에서 산은 본점을 무리하게 부산으로 옮기기 위해 컨설팅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7일 컨설팅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고 발언하자 노조는 12일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압 의혹을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의혹되고 있는 부분들과 국회의원으로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요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산은 노조 움직임에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 14명은 올해 4월에도 산은 이전을 위해서는 노사 합의부터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산업은행 이전의 정상적 절차 준수 권고 결의안’을 발의하며 노조와 보조를 맞춘 바 있다.
이에 강 회장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아무런 청사진 없이 부산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올해도 산은 이전 문제로 진땀을 흘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국감은 본점 이전을 위한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되고 한국산업은행법 개정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진행될 것이라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공방이 오갈 것으로도 예상된다.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산은 본점 이전과 구조조정 기업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질의를 받았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현안과 관련해서도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이 연내 매각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HMM 매각과 관련해서 충분한 인수자금을 내놓을 ‘고래급 인수자’가 없는 상황이라 의원들로부터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 회장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2조 원에 매각한 것과 관련해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과 관련해서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심사 결과나 향후 대책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해 불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의원들은 합병 무산 때 산업은행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볼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국감 시작 전에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무산을 가정한 ‘플랜B’는 없다고 강조하며 제3자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외에도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유럽연합으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을 때에도 국회에 플랜B는 없다고 강조했다가 불허 결정 이후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경험이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