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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3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최근의 통상임금 확대를 놓고 노사갈등이 크게 일고 있는 데 대해 임금구조 개편을 포함한 노사정 대타협을 제안했다.
◆ “사내유보금, 기업 자율에 맡겨야”
박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는 사내유보금 과세와 관련해 사내유보금을 기업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4일 ‘제3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내 유보금 과세의 취지인 투자활성화와 시장에 돈이 돌게 해 가계로 돈이 흐르게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강제이든 자발적이든 투자가 되고 배당이 되면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그 취지에 다가가는 방법의 문제”라며 “기업이 자신의 판단 하에서 유보금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내유보금 숫자만 보고 무조건 남은 돈에 과세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며 “정부도 기업의 사정을 알고 있는 만큼 기업상황과 정반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박 회장은 “일을 벌여야 고용도 생기고 창업도 된다”며 사전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사후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극적 사고로 규제개혁에 대한 논의가 잠시 늦춰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제 2기 경제팀이 출발해 기대를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 “노동문제가 기업 생존 위협, 노사정 대타협 필요”
박 회장은 노동문제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임금구조 개편을 포함한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동이슈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노동이슈가 자꾸 쌓이면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사업장별로 서로 대화하고 힘들게 합치점을 찾으려 하는데 임금구조 개편을 포함해 대타협을 한 번 하든지 그런 움직임이 있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업인들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 회장은 또 정부가 30대 그룹 회장단을 소집해 투자활성화를 요청하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는 데 대해 “투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라며 “기회가 있으면 투자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고 말했다.
◆ “신성장동력 발굴, 타이밍과 기회가 맞아야 한다”
박 회장은 세계경제가 좋아지고 있어 투자할 기회라며 두산그룹이 연료전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미국시장이 좋아지고 유럽시장은 바닥을 쳤으며 중국은 7%, 기타 이머징 마켓은 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투자할 기회가 다가온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연료전지기업 인수와 관련해 “연료전지시장은 10년 후에 9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에서 증명된 기술이 도약할 기반과 마케팅, 자금 등을 대기업이 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은 지난 21일 건물용 연료전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기업 클리어엣지파워를 3240만 달러에 인수해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를 출범시켰다. 앞서 10일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시장 선도업체 퓨얼셀파워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퓨얼셀파워는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시장의 80%를 점유하는 선도업체다.
박 회장은 “신미남 퓨얼셀파워코리아 대표와 뜻이 맞았고, 동시에 미국의 클리어엣지파워가 매물로 나와 한꺼번에 시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며 “타이밍과 기회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이 영국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배경과 관련해 “두산 직원 4만3천 명 중 2만1천 명이 글로벌 인력이고 그것도 임원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며 “그런데도 시장에서 두산이라면 잘 모르니까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내구재 구매를 정하는 의사 결정자들에게 어필하려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디오픈대회 일정에 맞춰 세계적 석학 등 글로벌 리더들을 초청해 고객사들을 위한 경제포럼을 개최했다. 두산은 디오픈대회를 5년째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