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떠오르자 체육계가 발끈하고 있다.
정 전 사장이 인천공항 사장직을 무책임하게 사퇴하는 등 과거 전력을 들어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관피아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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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
김전선 전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후임으로 정 전 사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강원도 출신의 실무형 인사를 찾는 과정에서 정 전 사장이 후보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김 전 위원장 사퇴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여러 인사에게 접촉했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원장은 정관에 따라 위원총회에서 선출된 뒤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정부에서 내정하는 인물이 사실상 결정되는 구조다.
정 전 사장은 “김진선 위원장 사퇴 이후 동계올림픽 성공개최가 고향 강원도의 최대 현안이라는 점을 인식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서울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뒤 1979년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왔다. 2010년부터 2년간 국토해양부 제1차관을 지낸 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체육계 인사들은 정 전 사장이 인천공항 사장을 그만두는 과정에서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자질부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 전 사장은 지난 3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한지 9개월 만에 사장에서 물러나 지방선거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예비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정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이를 뒤집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금까지 수장이 없이 표류하고 있다. 정 전 사장은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오를 때도 ‘낙하산’ ‘관피아’ 논란이 일었다.
정 전 사장이 스포츠에 문외한이라는 점도 체육계의 반발을 낳는 원인이다. 조직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업무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은 국제 스포츠대회는 물론 스포츠 관련 경력 자체가 전무하다.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한 마디로 동계올림픽을 우습게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너무 강원도 출신 인물에 집착한 나머지 정 전 사장을 후보로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과 시급한 경기장 건설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하다 보니 정 전 사장이 후보로 떠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정 전 사장이 조직위원장에 오를 경우 공석인 부위원장 자리에 체육계 인사를 앉혀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