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올해 발생한 대형 재난만 23건에 피해액이 576억 달러(약 76조 원)에 달했다. 허리케인 힐러리 등 아직 피해가 집계되지 않은 재난도 있고 2023년이 끝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허리케인 힐러리 영향으로 침수된 캘리포니아주 캐서드럴 시티.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올해 발생한 대형 재난 건수와 재난 피해액이 모두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11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미국 연방정부가 올해 겪은 재난 피해 현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피해 규모 10억 달러(약 1조3200억 원)가 넘는 재난이 23건 발생했다. 지난 최고기록이었던 2020년 22건을 넘어섰다.
전체 규모도 약 576억 달러(약 76조 원)에 달해 여태까지 최고기록이었던 2020년 피해액 200억 달러(약 26조3천억 원)의 세 배에 가까웠다.
심지어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주를 덮친 허리케인 ‘힐러리’의 피해액을 제외하고 집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힐러리는 8월16일 캘리포니아에 80년 만에 상륙한 4급(메이저) 허리케인으로 일부 지역에 1년 치 강수량을 하루 만에 쏟아붓는 등 피해를 입혔다.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되지 않았다.
가디언은 아직 2023년이 4개월 더 남았음에도 피해 규모가 지난 최고 기록을 훨씬 넘어선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담 스미스 미국 해양대기청 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더 잦아진 기후 재난과 대비책이 부족한 지역 사회가 맞물려 피해 규모를 수억 달러 규모로 키웠다”며 “올해는 전국적 범위에 걸쳐 재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미국 해양대기청이 연방 정부에 제출한 이번 달 보고서에는 하와이 화재와 허리케인 이달리아 등 재해 8건이 새롭게 추가돼 총 23건이 됐다.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에서 발생한 화재에 100명이 넘는 주민이 사망하고 55억 달러(약 7조 원)가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 상륙한 허리케인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 등 미국 남동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홍수와 강풍 피해를 일으켜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른 재해로는 미국 중부와 남동부 일대에서 농작물과 인명 피해가 발생한 대규모 우박과 폭염 등이 들어갔다.
미국은 지난주까지도 일리노이주와 애리조나주 등 중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이 계속돼 약 6000만 명이 영향을 받았고 다수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를 놓고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재해 발생 빈도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이그 퓨게이트 전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국장은 가디언을 통해 “기후는 이미 변했는데 우리의 대응 체계는 변하지 않았다”며 “나는 이번 최고기록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