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이 LG전자와 전장부품 사업에서 협력해 시너지를 내게 되면 애플과 같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전장부품 사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빠르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LG전자 VS사업본부(전장사업부)와 시너지를 내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애플이 이르면 내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카의 밸류체인을 염두에 두고 전장부품 사업역량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LG그룹 채용 사이트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장부품 관련 우수 연구개발 인력 보강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차량통신, 전력변환, 전기차용 제어기, 차량구동용 파워 등의 하드웨어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전장부품 관련 인력을 꾸준히 충원하고 있는데 이는 정 사장의 전장사업 확대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철동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신모듈, 차량용 카메라, 라이다, 파워모듈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품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이처럼 전장부품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은 해당 사업의 연간 기준 영업흑자 전환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꾸준하게 전장부품 사업에 힘을 준 결과 LG이노텍이 올해 전장부품 사업에서 연간 흑자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18억 원, 유안타증권은 66억 원, SK증권은 237억 원 등으로 각 증권사마다 구체적 수치는 다르지만 LG이노텍이 올해 전장사업에서 연간 기준 영업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정 사장은 기술인재 보강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전장부품 사업의 향후 이익체력을 단단히 다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앞으로 그룹 계열사인 LG전자 전장사업의 높은 성장세에 올라타 이와 같은 전장부품 사업의 흑자전망 기조를 현실화하고 나아가 실적 개선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말 기준 100조 원의 누적 수주잔고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전장사업에서 순항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LG이노텍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계열사와 함께 수주에 나서는 것도 훌륭한 하나의 경영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그룹은 전장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코어(핵심역량)을 갖춘 기업집단이다”며 “LG이노텍을 비롯한 LG그룹 계열사들이 하나의 묶음(패키지) 형태로 수주에 나서게 되면 고객사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누릴 가능성이 있어 경영전략 방안으로 고려해볼만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 사장은 LG이노텍의 기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2024년 `애플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새로운 공급망에 들어가기 위한 포석으로써 전장사업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전장부품 사업과 관련한 연구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면서 경쟁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자동차 전문지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시장이 예상했던 애플카 공개시점인 2025년보다 이른 시기에 전기차를 내놓을 가능성이 나온다.
오토에볼루션은 애플 자동차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카와 관련한) 애플의 정식 발표가 2024년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애플카의 이른 공개가 LG이노텍을 비롯한 LG그룹 전장 계열사의 사업기회를 넓힐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은 LG이노텍,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이 전기차 전장 부품 사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애플카가 현실화되면 가장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