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와 씨젠, 휴마시스 등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이 앞으로 코로나19의 4급 감염병 전환에 따라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키트를 활용한 검사비 지원이 중단되는 데다 정부의 감염병 관리등급이 하향되면서 진단키트 판매 감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SD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부진 깊어지나

▲ 31일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관리 수준을 4급으로 하향조정하면서 SD바이오센서 등 체외진단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31일 정부는 이날부터 코로나19를 기존 2등급 감염병 수준의 관리에서 4등급 감염병 수준으로 낮추는 조치를 시행한다.

국내 감염병은 위험도 등에 따라 1~4급으로 분류되는데 4급은 가장 낮은 단계다.

코로나19가 처음 유입됐던 2020년 1월에는 가장 높은 등급인 1급으로 분류됐다가 2022년 4월25일 2급으로 낮아진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향된 것이다. 

이에 따라 SD바이오센서와 씨젠, 휴미시스 등 국내 체외진단 관련 기업들의 앞으로 판매 감소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4급으로 전환되면서 이날부터 일일 전수감시(전체 확진자 집계)가 중단되고 500여 곳의 감시기관이 참여하는 양성자 신고체계로 바뀐다.

그동안 전체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자가진단키트 등 관련 물품 판매량도 함께 늘어왔는데 앞으로는 이런 유인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 올해 7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정책이 완화됐던 기간에 일일 확진자 수가 5만 명에 육박한 데 이어 변이바이러스 등장 소식으로 자가진단키트 판매량도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약국 데이터 분석기관인 케어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7월 셋째 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5608개에서 7월 넷째 주에는 7301개로 팬데믹 종식 선언 이후 가장 많이 팔렸다.

다만 올해 1월 첫째 주 판매량이 1만 개를 넘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감소한 셈이다.

이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지원됐던 검사 및 치료 지원도 거의 사라지게 되면서 자발적으로 검사할 유인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발표한 주요 변경사안에는 전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던 입원치료비를 중증에 한해 일부 지원으로 유지하고 검사비도 고위험군인 만 60세 이상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만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RAT)는 100% 비급여로 전환돼 기존 5천~6천 원 안팎의 검사비도 이제 2만~5만 원으로 대폭 높아져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SD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부진 깊어지나

▲ 체외진단 기업 휴마시스.


SD바이오센서와 씨젠, 휴마시스 등 국내 체외진단 업체들의 실적 부진의 늪도 더욱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2022년 코로나19 등 진단키트 판매에 힘입어 연간 매출 2조9284억 원을 올린 SD바이오센서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450억 원에 그쳤다. 이는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84.19% 줄었다.

씨젠도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749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69.8% 감소했다.

휴마시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휴마시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9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매출이 98.5% 급감했다. 이뿐 아니라 상반기 영업손실 252억 원을 봤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고공행진 하던 실적도 진단 수요 감소로 이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전염병 등급 하향 조정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주요 진단키트 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키움증권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목표주가를 종전 4만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씨젠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2만5800원으로 내렸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