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알파고 만남 주목, AI 시대 개막 ‘신호탄’에 반도체 전망 장밋빛

▲ 엔비디아가 구글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 협업을 강화한다. 사진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 참여한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창업자이자 CEO(우측)와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을 강화해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100개 이상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클라우드가 현재와 같은 추세로 사업을 키워간다면 엔비디아 인공지능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 등 다른 반도체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나 메타 등 경쟁사들의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 규모 또한 커지고 있어 인공지능 붐이 반도체 업황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각) 엔비디아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행사에 참석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인 DGX를 구글 클라우드에도 적용해 클라우드 고객사들이 인공지능을 쉽게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DGX는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개발사인 구글 산하 딥마인드가 인공지능 개발에 활용해 온 기술이다.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이 운영하는 구글 클라우드는 3월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사 클라우드에 탑재하고 고객사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발표 이후 구글과 엔비디아는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로까지 협력을 넓히면서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의 많은 제품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많은 고객들이 클라우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과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과 연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엔비디아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시각 29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는 메타의 ‘라마2’와 앤트로픽의 ‘클로드2’ 등 다른 기업들의 인공지능 서비스도 제공한다. 

타사의 인공지능 서비스까지 제공하려는 구글이 엔비디아 반도체의 확실한 수요처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은 현재 100개 이상의 인공지능 모델을 구글 클라우드 고객에 제공한다”며 “H100 등 구글이 필요로 하는 엔비디아의 반도체 수량도 늘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와 알파고 만남 주목, AI 시대 개막 ‘신호탄’에 반도체 전망 장밋빛

▲ 엔비디아는 생성형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술 기반인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과 연산에 최적화했다고 소개된 H100 NVL의 모습. <엔비디아> 

엔비디아와 구글의 협력이 인공지능의 대중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과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엔비디아가 협력을 강화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면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들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한편에서 나온다. 

증권전문지 배런스는 29일자 보도를 통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반등했으며 투자자들에는 매수 시점일 수 있다고 짚었다. 

배런스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아이셰어가 운용하는 반도체주 중심 상장지수펀드(ETF)는 29일 직전 거래일보다 2.63% 상승한 504.78달러를 기록했다. 

아이셰어의 ETF는 엔비디아를 포함해 브로드컴과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식에 투자한다. 

챗GPT로 인공지능 열풍이 시작된 2023년 연초부터 8월까지 아이셰어의 ETF는 40%가 넘게 올랐다.

투자자들은 향후에도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전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도체 수요가 앞으로 2년 동안 꾸준히 늘면서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 역시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배런스는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셰어 ETF에 포함된 반도체기업의 주당 순이익(EPS)이 2025년까지 연 평균 17%씩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등 빅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빅테크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위탁생산하는 데 대규모로 투자를 늘리면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구글은 엔비디아와 협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의 차세대 모델인 ‘TPU v5e(5세대)‘를 함께 선보였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전략가 줄리안 엠마누엘은 증권전문지 배런스를 통해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부활의 한 가운데 서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