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신형 CPU로 3나노급 공정 기술력 과시, 삼성전자 TSMC와 경쟁 예고

▲ 인텔이 2024년 출시하는 '시에라포레스트' CPU의 성능 개선폭을 과시하며 미세공정 기술에 자신감을 보였다. 인텔의 반도체 웨이퍼 이미지.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텔이 3나노급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내년 출시하는 서버용 CPU를 통해 성능 경쟁력을 증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3나노급 공정의 성과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겠다는 인텔의 목표 달성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30일 투자전문지 벤징가에 따르면 인텔은 경쟁사인 엔비디아를 뒤따라 급성장하는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텔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를 통해 내년 출시를 앞둔 고성능 서버용 CPU ‘시에라포레스트’를 정식으로 공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에라포레스트는 현재 데이터서버에서 사용되는 최신 CPU 대비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을 이론상 240% 높인 제품이다.

인텔이 정식 출시를 앞둔 서버용 CPU 성능을 사전에 공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제품 경쟁력에 확신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시에라포레스트 CPU가 이처럼 뛰어난 성능 개선폭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인텔3’ 미세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라는 점이 꼽히고 있다.

인텔3은 인텔이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둔 3나노급 최신 미세공정 기술이다. 일반 PC용 CPU에는 활용되지 않고 시에라포레스트와 같은 서버용 CPU에만 활용된다.

전 세계 IT기업의 인공지능 데이터서버 투자 확대로 서버용 반도체의 성능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어 인텔이 최신 공정을 서둘러 도입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이 시에라포레스트를 통해 고성능 서버용 CPU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AMD와 같은 경쟁사에 인텔이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을 점차 빼앗기고 있는 만큼 뛰어난 신제품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인텔이 신사업으로 점찍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 3나노 미세공정과 같은 최신 기술 역량을 증명하는 일도 필수로 꼽히고 있다.

인텔은 시스템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측면에서 TSMC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계기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를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맞이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대등하거나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춰내야 고객사 확보에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인텔 신형 CPU로 3나노급 공정 기술력 과시, 삼성전자 TSMC와 경쟁 예고

▲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 로드맵. <인텔>

시에라포레스트 CPU는 인텔의 3나노급 공정을 활용해 출시되는 제품으로 이를 증명하는 데 중요한 기회로 꼽힌다.

인텔 CPU가 TSMC 3나노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제조된 경쟁사 CPU보다 우월한 성능을 보인다면 이는 결국 인텔의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 인텔은 3나노급 공정과 2나노급, 1.8나노급 공정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해 TSMC와 삼성전자에 모두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2위 자리에 오르며 1위 기업인 TSMC와 격차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3나노급 미세공정 기술력으로 이런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에 탄력을 받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인텔의 시에라포레스트 CPU 발표를 두고 “잠재적 파운드리 고객사를 향해 기술 역량을 과시하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동안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독주체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었지만 인텔이 3나노급 및 1.8나노급 공정으로 외부 고객사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장기간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체제로 굳어져 왔다. 따라서 후발주자가 진입하기에는 다소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텔은 자체 개발하는 CPU를 통해 최신 미세공정 기술력을 고객사들에 선보일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하고 있어 파운드리 시장에 ‘다크호스’로 떠오를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경제일보는 “인텔의 진정한 경쟁력은 외부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통해 증명될 것”이라며 “TSMC 및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