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올해 3나노 파운드리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올해 3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거두는 수주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인텔이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시기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연말까지 출시하는 아이폰15 프로와 신형 맥북 및 아이패드에 모두 TSMC 3나노 미세공정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물량을 완전히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30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 IT전문지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TSMC의 유일한 3나노 반도체 고객사로 자리잡아 전체 생산 물량의 100%를 독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가 3나노 생산라인 일부를 인텔 반도체 위탁생산 전용으로 남겨둘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인텔이 반도체 설계 지연을 이유로 생산 시점을 늦췄기 때문이다.
4분기에 TSMC가 생산하는 3나노 반도체 물량은 웨이퍼 기준 월 8만~10만 장 사이로 예상됐는데 인텔의 생산 지연에 따라 5만~6만 장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9월12일 공개하는 아이폰15 프로 전용 A17 프로세서에 TSMC의 3나노 미세공정을 처음 적용한다.
이후 신형 맥북과 아이맥, 아이패드 프로 등 연말까지 출시되는 제품에 탑재되는 M3 프로세서도 TSMC의 3나노 파운드리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TSMC가 현재 생산하는 3나노 반도체는 이론상 이전 공정인 4나노 공정 대비 성능을 최대 15%, 전력효율을 35% 높일 수 있다.
애플과 인텔뿐 아니라 퀄컴과 엔비디아, AMD와 미디어텍 등 글로벌 대형 반도체 설계기업이 모두 TSMC의 3나노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TSMC가 이 가운데 대형 고객사인 애플과 인텔에 대부분의 물량을 배정하며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인텔의 갑작스런 생산 지연으로 악재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 TSMC가 3나노 반도체 양산 기념식에서 공개한 웨이퍼. <연합뉴스> |
인텔의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이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자연히 다른 고객사들의 반도체 생산 일정도 줄줄이 미뤄져 중장기적으로 수주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TSMC보다 3나노 미세공정을 먼저 개발했지만 대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삼성전자에게는 반사이익을 노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인공지능(AI)과 서버,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서 급증하는 만큼 고객사들은 안정적 공급 능력을 갖춘 파운드리 업체를 선호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올해 안에 성능을 높인 3나노 2세대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내년까지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도 연내 3나노 2세대 미세공정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생산 증설에 속도를 낸다면 TSMC에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게 될 수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