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산업의 환경변화에 따라 스타트업 등 외부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쇳물에서 완성차까지’ 생산하는 일관체제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런 독자적인 완성차 생산전략이 앞으로 현대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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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승호 현대자동차그룹 차량IT개발센터장(부사장) |
블룸버그는 16일 기술 발달로 자동차산업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독자적 전략(go-it-alone strategy)’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철강 및 자동차부품 계열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완성차를 생산하는 일관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황승호 현대차그룹 차량IT개발센터장 겸 부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차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현대차그룹이 외부에 문을 열어 스타트업 및 실리콘밸리 기업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부사장은 “(완성차 생산) 시스템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더 이상 모든 것을 관장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파트너와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다 2년 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그는 삼성전자 입사 전에는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 기업인 '실리콘 이미지(Silicon Image)'에서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개발 업무를 맡았다.
미국 오토패시픽연구소의 에드 김 부회장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스타트업 기업과 거리낌 없이 일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과거 현대차가 외부 기업과 거리낌없이 일하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에드 김 부회장은 3년 동안 현대차 미국 법인의 제품 개발 부서에서 일하며 벨로스터 모델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그룹도 이미 미래차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외부 스타트업 및 IT기업과 협업을 하는 등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애플과 구글에 이어 최근 바이두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차량에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커넥티드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 황 부사장과 함께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시스코 본사를 방문해 향후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이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관심이 많아 관련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고 있다고 황 부사장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해외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현대모비스는 현재 이스라엘, 미국, 유럽의 스타트업 기업과 80여개의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며 국내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와 협업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도했다.
황재호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 팀장은 인터뷰에서 “내부에서 모든 부품 조달 및 기술 개발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우리 경쟁력을 갖추길 원하고 재원도 충분하지만 1~2년 안에 그런 기술을 개발하기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경험이 쌓이면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