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일 정상회의 뒤 올해 중국 시장을 재공략할 계획을 세운 현대차그룹이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18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충리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웃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 3국의 공조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한미 공조 강화의 대표적 경제 효과로 공급망 연대를 꼽고있다.
다만 3국 공조 관련 혜택은 장기적이고 가시성이 떨어지는 반면 중국은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있어 자동차업계에서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한한령' 뒤 7년 만인 올해 중국 시장을 재공략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이 중국을 향한 안보 공조를 강화하는데 대해 중국이 즉각 반발하면서 현대자동차의 중국 현지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미국 대통령 별장)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 3국 협력 원칙과 이행 방안을 규정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 및 캠프 데이비드 정신, 3국의 공동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담은 한미일 협의 공약 등 3개 공동 문건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논평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용 견인차가 돼 더 강하게 결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음에 따라 지역 내 경제 및 무역 협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게 됐다"며 "필연적으로 (한·중·일) 3국 경제 및 무역 협력에서의 상호 신뢰 약화로 이어져 중국과 한·일 관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자동차 시장 재공략 시나리오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고급차·고성능차를, 기아는 전기차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중국 시장을 재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국 현지 판매에서 7년 만에 반등세를 보인 있는 만큼 기대감이 컸는데 중국의 여론 변화는 이와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중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각) 한미일 정상회의에 관한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실은 기사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응한 중국의 한한령을 소개하며 중국이 경제적 수단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고고도미사일(사드)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한미일 정상회담 뒤 중국에서 몰아칠 후폭풍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6년 중국에서 각각 113만여 대, 65만여 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현지 연간 최다 판매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인해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꺾였다.
지난해에는 중국 현지 판매량이 현대차는 25만4천 대, 기아는 9만5천 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중국 소매 판매는 17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다.
큰 실적 호전으로 보긴 힘들지만 그동안의 현지 판매실적 추락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이 중국 재공략을 본격화하는 마당에 어렵게 맞은 반가운 변곡점이었던 셈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