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지붕 2가족’ 세아그룹의 지배구조에 딱 맞는 말이다.
현재 세아그룹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를 양대 축으로 각각 강관사업과 특수강사업을 운영되고 있다.
▲ 세아그룹에서 올해만 벌써 3명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세아제강 군산공장 폭발 사고 현장. <연합뉴스> |
또 두 지주사는 사촌관계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세아라는 그룹 안에 2개의 지주사로 운영되는 문제 때문인 걸까?
세아베스틸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지 2개월 만인 올해 8월 계열사인 세아제강에서 폭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지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세아제강의 군산공장은 올해 3월 세아베스틸에서 분진 작업 중 화상으로 노동자 2명이 숨진 곳과 가까운 곳에 있다.
사고가 났던 두 계열사의 공장은 모두 군산산업단지 안에 있는 데다 자동차로 10분 거리로 멀지 않다.
세아베스틸은 군산공장에서 최근 2년 동안 안전사고로 모두 4명이 사망하면서 올해 6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4개의 안전 중점대책을 수립하고 2024년까지 약 1500억 원 규모의 안전 관련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는 “과거의 과오를 뼈를 깎는 노력과 성찰의 밑거름으로 삼아 ’안전에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각오로 전사적 안전 체계를 구축해 근로자가 ‘완벽한 안전’을 보장받는 환경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철강 1위 기업인 포스코가 2020년 3년 동안 안전관리를 위해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비춰보면 적은 수준이다.
이번 사고가 난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은 안전관리에 있어 세부적인 조건이 다르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특수강 중심의 용선 공정을 운영하고 있고 세아제강은 열연을 가공한 강관을 주력사업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안전과 관련이 깊은 ESG 조직도 세아제강지주와 세아베스틸지주 2곳에서 운영된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홀딩스 산하 중간 지주사로 사업회사인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사업별, 지주사별로 ESG관련 조직을 신설해 대응하면서 콘트롤타워가 부재한 셈이다.
이 때문에 큰 틀에서 안전시설 투자를 같이 진행했다면 사고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철강업체들의 안전사고는 기계 노후화나 안전시설 미비의 비중이 가장 높다.
세아베스틸의 군산공장의 종합 준공은 1997년, 세아제강의 군산공장은 판재공장 기준 1998년으로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
사실 세아베스틸의 안전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는 산업재해 문제로 2020년과 202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바 있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철희 대표에게 “2020년 국정감사에 이어 2년 만에 또 증인으로 나왔다”며 “당시 산재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들어 9월까지 벌써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안 부끄럽습니까”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이번 세아제강 사고로 세아베스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만약 그룹 차원의 대책 마련이 있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지붕 두 가족이지만 지붕을 함께 쓰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안전대책을 통해 두 가족 모두 무재해 사업장으로 거듭날 필요성이 크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