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IP(설계자산) 개발 오픈 플랫폼 RISC-V가 ARM의 대안으로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상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현 및 자율주행 수준 발전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 차량용 반도체 IP(설계자산)는 ARM의 Cortex-M 시리즈 제품군이 장악하고 있지만 RISC-V가 ‘메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투자 “RISC-V,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ARM 대안으로 부각 가능”

▲ 반도체 IP(설계자산) 개발 오픈 플랫폼 RISC-V가 ARM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사진은 RISC-V 이미지. <지멘스>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 대신 차량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차량 생산 원가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이다. 하지만 향후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에서는 반도체가 6%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원가에서 IP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모든 반도체는 IP를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반도체 IP는 ARM 제품으로 ‘저전력’이라는 특징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뿐 아니라 전력 효율성이 중요한 차량에도 다수 탑재되고 있다.

ARM의 Cortex-M 시리즈 제품군은 이미 대부분의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다. 현재 ARM IP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개별 반도체 단가를 기준으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ARM이 2024년부터 완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를 기준으로 로열티를 부과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이는 곧 IP 사용비용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향후 반도체 사용량을 늘려갈 팹리스와 완성차 기업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반도체 IP 개발 오픈 플랫폼 RISC-V가 ARM의 대안으로서 부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RISC-V 기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대한 1억 달러 규모 펀딩에 참여했으며 퀄컴, 인피니온, NXP 등은 RISC-V 기반 반도체를 개발하는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RISC-V는 2010년 UC버클리에서 개발한 RISC 기반 개방형 반도체 명령어 세트이다. IP가 오픈소스로서 무료로 제공되며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IP의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애플, 테슬라 등 일부 빅테크들이 자사 반도체 설계에 있어 RISC-V를 일부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RISC-V는 기술 개발의 단계를 넘어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RISC-V는 전력 효율성, 비용, 설계 자유도 측면에서 ARM IP 대비 우위에 있다.

하지만 이미 완성된 IP 아키텍처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용화 된 다수의 제품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ARM을 빠른 시일 내에 대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RISC-V를 제품 내 혼용하고 있는 업체들도 기존 ARM 반도체과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부품으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RISC-V의 표준 제정 및 상용화를 위한 RISE(RISC-V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 프로젝트에 엔비디아, 삼성전자, 퀄컴 등이 참여했으며 RISC-V 기반 반도체 개발 합작사에 인피니온, NXP와 같은 차량용 팹리스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미뤄볼 때 향후 RISC-V 생태계는 순조롭게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RISC-V 반도체 설계 자체는 어렵지 않다”며 “다만 기술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을 공략하거나 필요 반도체 종류가 많은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ARM과 공존하는 방법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