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장비 자급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반도체의 중국 내 수요 또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자급체제를 갖춰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7월19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세계 반도체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중국 반도체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구공정 반도체의 60%가량을 중국산 장비를 활용해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만든 반도체의 중국 내 수요 또한 늘어나면서 중국이 반도체 자급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나간다는 글로벌 투자은행 분석이 나왔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투자은행 UBS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은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향후 몇 년 동안 구공정 반도체 생산장비의 자급률을 꾸준히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으로 반도체 세척기기와 식각(에칭)공정 장비 등이 수출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수입에 난항을 겪는 중국이 구공정 반도체 생산장비부터 국산화에 나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UBS의 중국 전문 분석가 유 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구공정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 규모”라며 “중국산 구공정 반도체 생산장비가 중국 시장에서 60%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반도체의 중국 내 수요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UBS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산 반도체 구매를 고려하는 중국 기업 관계자의 비율이 2년 전보다 50%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 판 분석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앞으로 3년 동안 중국에서 개발한 반도체를 사용하는 기업이 최대 5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산 반도체 생산장비와 반도체 모두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시각이 한편에서 나온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2023년 1월부터 7월까지 반도체 생산물량이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 감소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중국 반도체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견제정책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