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3-08-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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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을 크게 줄인 데 이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졌다.
다만 현재 에너지 원가의 흐름을 고려하면 4분기 이후에도 한전이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에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력도매가격이 올라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15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 보면 한전은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1조6천억 원에서 2조 원 수준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이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을 낸다면 2년여 만에 흑자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한전은 2021년 2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9개 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47조5천억 원에 이른다.
한전이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을 2조2724억 원으로 줄이면서 3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전망은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전년 동기와 전 분기를 비교하자면 한전은 지난해 2분기에는 6조5163억 원, 올해 1분기에는 6조1776억 원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적자폭 감소는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도매가격(SMP)의 하락에 따른 결과다.
한전의 재정 위기가 사회적 현안으로까지 불거지자 정부, 여당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킬로와트시(kWh)당 전력 판매단가는 요금 인상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평균 110.4원에서 올해 상반기 평균 146.0원으로 32.2% 상승했다.
반면 전력구매단가는 같은 기간 kWh당 평균 169.3원에서 196.9원으로 16.3% 상승하는 데 그쳤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의 적용이 시작된 5월부터는 kWh당 평균 전력판매단가 138.8원, 평균 전력구매단가 132.4원으로 역마진 상황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10월 이후 2023년 5월까지 한전이 역마진 상황에서 벗어났던 달은 2022년 7월 한 차례뿐이다.
3분기에는 전기요금 인상의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데다 계절적 요인 등까지 더해져 한전의 전력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에 따른 냉방 수요가 늘어나는 3분기에는 전력판매단가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4일 "한전의 평균 전력판매단가는 전력통계 속보에 따르면 6월에 kWh당 161원"이라며 "더운 날씨에 따른 누진제 효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 한전의 평균 전력구매단가는 kWh당 151.1원이 될 것으로 문 연구원은 내다봤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한전의 흑자전환이 한 분기에 그치고 내년에도 눈에 띄는 영업이익 개선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제유가의 흐름 등 선행지표를 고려하면 전력도매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라 5~6개월 후 국내 도입 LNG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전력도매가격의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며 “유연탄 가격의 하락세가 연료비 상승을 제한하고 있으나 추가적 전기요금 인상이 있어야 한전은 2024년에 연간 기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전의 영업이익 개선을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치권의 일정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놓고 “2024년에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어 여야 모두 전기요금 인상을 주장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며 “한전은 2024년 추정 영업이익을 기존 1억9천억 원에서 8천억 원 영업손실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