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2023-08-14 16: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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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형 화장품기업인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이 부진한 실적을 거둬 화장품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인데도 화장품 제조업체 한국콜마는 대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는 썬(Sun) 케어제품으로 한국콜마의 2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한국콜마는 기술력을 인정받은 썬제품으로 국내에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수출서류작성을 돕는 등 고객사의 해외진출도 돕고 있다.
▲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는 썬(Sun) 케어제품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콜마의 2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14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대형 뷰티기업과 대조적으로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콜마는 주력상품인 썬제품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콜마는 30년 동안 자외선차단제를 연구한 빅테이터를 보유해 썬제품에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 등 기술력을 더했다”며 “수출 서류작성 등 고객사들의 해외진출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의 2분기 매출액 가운데 30~40%는 썬제품이 차지했다. 썬제품은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하므로 나라마다 승인 기준이 다른데 한국콜마의 썬제품은 승인기준이 가장 높은 북미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썬제품은 고마진 상품이고 한 나라에서 일단 승인기준 부합 판정을 받으면 지속적인 유통을 통해 락인(Lock In)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콜마는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콜마는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997억 원, 영업이익 557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2분기보다 매출은 19.3%, 영업이익은 65.8% 각각 증가한 것이다.
화장품업계 대표적 두 대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두는 등 화장품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이어서 한국콜마의 실적이 더욱 돋보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판매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타격이 컸다”며 “반면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은 중국보단 고객사의 영향을 많이 받아 ODM기업들은 대부분 호실적을 나타냈고 그 중에서도 한국콜마는 썬제품으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화장품 제조업체는 제조자개발생산(ODM)기업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으로 나뉜다. ODM은 화장품 제조업체가 가진 기술력으로 고객사에게 납품하는 방식으로 한국콜마는 ODM기업이다. 반면 OEM기업은 기술이 고객사에게 있다.
한국콜마는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 가운데 10% 정도로 크지 않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매출 비중이 각각 70%, 50%에 달한다. 한국콜마는 중국 무석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로컬기업들의 수주물량은 해당 공장에서 처리도 가능하다.
▲ 한국콜마는 30년 동안 자외선차단제를 연구한 빅테이터를 보유해 썬제품에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 등 기술력을 더했다. 사진은 한국콜마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콜마>
14일 한국콜마 증권사 리포트들을 종합해보면 3분기 썬제품 비수기로 주춤하지만 이후 성장이 전망된다는 의견이 많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4일 한국콜마 보고서에서 “3분기에는 비수기 진입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기존 고객사의 생산 품목 다변화가 기대되는 만큼 지속적인 실적 우상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한국콜마의 2023년 실적은 연결 매출 2조3천억 원, 영업이익 1천6백만 원으로 역대 최대 성과가 기대된다”며 “국내의 구조적 성장, 중국 경기 회복, 미주의 인디 및 글로벌 브랜드향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무석법인은 3분기 계절적 영향 및 썬제품 수주량 감소로 분기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4분기에 다시 분기 적자폭을 줄이고 2024년 흑자전환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콜마 핵심 경쟁력인 썬 카테고리는 계절적 요인으로 3분기부터 둔화 불가피하나 7월도 국내 오더 흐름이 10% 후반으로 높게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인디 브랜드 수출 물량 증가로 과거 대비 외형과 이익체력이 레벨 업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한국콜마는 2분기만큼 높은 썬제품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작년보다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법인에서 모두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면서 3분기에도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는 5월 여의도에서 열린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한 발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최 대표는 1분기 한국콜마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이유에 대해 본인의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말 썬크림 제조에 필요한 원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고객사 납기를 맞추기 위해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하지만 그 비용의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이를 보기 좋게 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 대표는 한국콜마 화장품부문 마케팅본부 전무를 거쳐 2010년 7월 한국콜마 화장품부문 마케팅본부 부사장에 올랐다. 2012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한국콜마 화장품부문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2022년 3월부터 한국콜마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