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폴드5를 출시한 뒤 곧바로 준프리미엄급 모델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은 지금껏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통해 수익성과 점유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 노태문 애플의 독보적 매출점유율 추격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은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해 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이 7월28일 서울 서초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13일 전자업계와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 점유율에서 애플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점유율 20%로 애플(17%)을 3%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1위에 유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반면 매출 점유율 기준으로는 애플이 48%로 삼성전자(17%)에 28%포인트나 앞서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판매한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애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CIR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 아이폰의 평균 가격은 988달러인 반면 삼성전자는 325달러에 그쳤다.

노태문 사장은 기존에 갤럭시A 시리즈와 갤럭시M 시리즈를 비롯한 중저가 라인업을 넓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을 폈는데 중저가 제품 판매비중이 커지면서 평균판매단가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신제품의 무게 중심을 고가 라인업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올해 갤럭시A7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등 중저가 라인업을 축소하면서 고가 라인업을 강화해 점유율과 수익성을 노리고 있다. 특히 폴더블폰을 앞세워 판매량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 사장은 7월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플래그십(기함급) 스마트폰 3대 가운데 하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판매량 증가에 따라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의 다른 프리미엄급 제품군인 갤럭시S 시리즈와 비교해 가격대가 높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5는 256GB 기존 모델을 기준으로 봤을 때 출고가가 999달러로 갤럭시S23 기본모델(256GB)의 출고가보다 100달러 비쌌다.

또 다른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는 256GB 모델이 1799달러로 출시됐는데 이는 갤럭시S23 시리즈 가운데 가장 비싼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256GB)의 출고가보다 600달러 비싼 것이다.

폴더블폰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8월1일부터 7일까지 1주일동안 진행한 갤럭시Z플립·폴드5 국내 사전 판매가 최종 102만 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진행한 스마트폰 사전판매 최대기록인 갤럭시S23 판매대수 109만 대에 가까운 수치다. 

폴더블폰 판매전망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업계는 올해 갤럭시Z플립·폴드5 등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연간 판매량이 1천만 대를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Z플립5을 통해 기존 아이폰 이용자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 노태문 애플의 독보적 매출점유율 추격

▲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Z플립5. <삼성전자 뉴스룸>


호주 매체 나인뉴스는 “갤럭시Z플립5가 가진 디자인은 이 범위의 다른 어떤 기기보다 애플 고객을 삼성전자로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전환하는 일도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고 보도했다.

노 사장은 하반기에 프리미엄 제품인 폴더블폰에 더해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도 출시해 고가제품 라인업을 더욱 두텁게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2년 만에 준프리미엄급 라인업인 갤럭시S FE(펜에디션) 시리즈의 신제품을 이르면 9월 중에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T정보유출자(팁스터) 요게시 브라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삼성전자가 9월 갤럭시S23 FE를 출시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갤럭시S FE 시리즈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과 핵심 부품의 사양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재고부품을 활용하고 부가적 기능은 축소해 원가를 절감한 제품이다. 

갤럭시S23 FE는 가격대가 프리미엄급 제품인 갤럭시S23과 그보다 한 급 아래 제품인 갤럭시A54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IT전문매체 랩탑맥은 갤럭시S23 FE의 가격을 599달러에서 699달러 사이로 추정했다. 799달러인 갤럭시S23 기본모델(128GB)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449달러인 A54보다는 100달러 넘게 비싸다.

갤럭시S23 FE도 폴더블폰 신제품처럼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를 끌어 올리고 시장점유율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갤럭시S FE 시리즈 가운데 갤럭시S20 FE는 출시한 뒤 1년만에 천만 대 넘게 팔렸다. IT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갤럭시S20 FE는 그해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판매한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뒤 진행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MX사업부는 하반기에 플래그십 중심의 판매 확대와 업셀링(고가 전략)을 통한 성장 기조에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