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몸살 앓는 파나마운하, 선박 정체에 물류 ‘병목 현상’

▲ 화물선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청(ACP)>

[비즈니스포스트] 세계의 핵심 물류 통로인 파나마 운하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현지시각) 파나마운하청(ACP)은 병목현상 완화를 위해 예약 가능 건수를 일시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8일부터 21일까지 파나마 운하 통과를 위한 하루 선박 예약 건수는 14건(condition 3)으로 적용된다. 파나마 운하의 하루 예약 건수는 평상시 23건, 유지 보수 등으로 운하 사용이 제한될 때는 16건(condition2)이다.

파나마 운하는 하루에 통과시킬 수 있는 선박의 수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예약 건수를 줄이면 예약 없이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선박의 운하 이용 건수를 그만큼 늘릴 수 있게 된다.

파나마 운하 인근에는 10일 기준으로 161척의 선박이 운하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평균 90척의 선박이 대기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파나마 운하에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파나마 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가툰 호수, 알라후엘라 호수 등이 가뭄으로 수위가 크게 낮아진 탓이 크다.

파나마 운하에서 한 척의 선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5천만 갤런(1억9천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툰 호수의 수위가 4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중앙 아메리카 일대의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는 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중앙 아메리카 일대는 건조해진다. 올해는 기후변화에 영향으로 통상적인 주기보다 이른 시기에 강도 높은 슈퍼 엘니뇨가 발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가뭄의 영향으로 파나마 운하가 하루에 통과시키는 평균 선박의 수는 지난해 12월 37척에서 올해 6월에는 32척까지 떨어졌다.

파나마 운하를 통한 물류 흐름에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세계 경제, 특히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물선들은 파나마 운하의 이용이 어려워 지면 먼 거리를 돌아가는 대체 항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물류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의 70%는 미국을 오가는 선박으로 최근에는 아마존, 월마트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가을, 겨울에 판매할 물건들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 물류정보기업 프레토스에 따르면 주간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수(FBX)는 1일 아시아~미국 동부(USEC) 기준으로 전주보다 3% 상승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