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증시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가 최근 부진한 가운데 미국증시의 전반적인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일 “애플에게 불리한 환경은 이어질 것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대장주 교체가 이뤄지면 증시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대장주 애플 부진에 미국증시 조정 장세, 메리츠증권 “길어질 우려는 없어"

▲ 애플의 주가 부진으로 미국증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생겼으나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실적발표 뒤 애플 주가는 190달러대에서 현재 170달러대까지 크게 내렸다. 2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1.4% 감소하며 3개분기 연속 역성장 기조가 이어졌는데 3분기에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추세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2년 이후 S&P500 시총 1위를 지키고 있는 대장주다. 현재 S&P500 내 시총 비중은 7.3%로 1980년대 IBM 이후 가장 높은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이에 “애플의 주가 정체가 길어진다면 미국증시의 상승추세에 대해서도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의 부진이 이어진다 해도 새로운 대장주가 등장하면 증시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대장주는 IBM이었다. IBM이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대규모 적자를 맞이하며 몰락하자 미국증시도 잠시 조정이 일어났다. 그러나 엑손모빌이 새 대장주로 등장하면서 조정은 잠시에 그치고 미국증시는 다시 상승기에 접어들었다.

마찬가지로 1990년대 대장주던 GE가 2005년에 주가가 부진하자 S&P500 지수는 3개월 동안 4% 내외의 조정을 거쳤다. 그러나 엑손모빌이 GE 시총을 제치며 다시 대장주 자리로 복귀하자 S&P500 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애플의 주가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미국증시 전반적인 조정도 지속될 수 있으나 현재 시총 2위 주식인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대장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공지능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애플이 몰락한다 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체력이 있어 미국증시 조정이 길어질 우려는 덜어도 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