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폭염’에 안덱스 산맥 기온 37도까지 치솟아, “최악의 상황은 아직”

▲ 6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안데스 산맥이 한 겨울인 8월에도 최고기온이 섭씨 37도에 이르는 등 때아닌 폭염을 겪고 있다고 보도 했다. 사진은 눈 양이 줄어든 안데스 산맥 모습. < Getty Images >

[비즈니스포스트]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안데스 산맥이 한 겨울에도 최고 기온이 섭씨 37도까지 오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데스 산맥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폭염은 해빙수의 빠른 고갈 등 지역의 '워터리스크'를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최악의 상황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최근 남미 대륙의 안데스 산맥이 예외적 겨울 폭염으로 최고 기온이 섭씨 37도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남미 대륙이 속한 남반구는 북반구와는 계절이 정반대다. 남반구의 8월 기온은 북반구의 2월 기온과 비슷한 것이 일반적이다.

안데스 산맥이 지나는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은 이례적 겨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안데스 산맥은 남미 대륙을 남북으로 길게 가로질러 북쪽부터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아리헨티나, 칠레 등 7개 나라에 걸쳐 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남미 대륙은 올해 역사상 가장 더운 1~7월을 겪었고 이런 상황은 8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예로 칠레를 들 수 있다.

흐로닝언대학교 소속 기후 과학자인 라울 코르데로에 따르면 지난주 화요일(1일)은 70년가량 만에 칠레 북부에서 가장 더운 겨울날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최고기온은 섭씨 38.7도로 40도에 육박했다.

코르데로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1월부터 현재까지 9번의 폭염이 발생했으며 2020년 세운 연간 폭염 기록인 10번을 올해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데스 산맥의 높은 기온은 인근 남미 국가들의 물 사용과 관련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코르데르는 이런 폭염을 우려하며 “핵심 문제는 높은 기온이 가뭄을 악화하고 눈이 녹는 것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도 “칠레 안데스 산맥 폭염으로 해발 3천m 아래의 눈이 녹고 있으며 이는 봄과 여름 동안 해빙수(녹은 물)에 의존하는 하류 계곡 거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남미를 덮친 폭염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이다. 폭염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엘니뇨 영향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지 과학자들은 인간에 의해 초래한 기후변화 및 엘니뇨가 불러오는 남미 지역의 대혼란이 아직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산안드레스대학교의 대기 물리학 책임자인 마르코스 안드라데는 “엘니뇨는 보통 연말에 정점을 찍는다”며 “아직 그 영향이 완전히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반구의 여름인 올해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 나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환경 컨설턴트인 칼라 벨트란은 “엘니뇨 현상이 도래함에 따라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지역은 더 높은 기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망과 더 큰 재난을 피하기 위해 적응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극지 및 기후센터 부소장인 치코 겔레이라는 “칠레 등 남미에서 기록된 겨울철 최고기온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이례적이다”며 “고기압 시스템은 더운 공기의 상승을 유도하거나 극심한 기온을 직접 생성하는데 이 고기압은 기후변화와 함께 향후 수십 년 동안 유지 및 강화할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