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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는 날고 일본차는 기는 까닭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4-07-22 19: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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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차는 날고 일본차는 기는 까닭  
▲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이 폭스바겐 사장 당시인 2012년 서울 강남구 폭스바겐 신사전시장에서 스포츠 쿠페 '시로코 R-Line' 출시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 25개 수입차 브랜드가 진출해 있다. 수입차의 성적을 보면 독일차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차 빅4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무려 71.1%를 점유하고 있다. 독일차 빅4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다.

반면 미국차나 일본차의 존재감은 미비하다. 한 때 미국차와 일본차가 국내 수입차시장을 주도했는데 그 위세는 사라지고 없다. 한마디로 독일차는 날고 미국차나 일본차는 기고 있는 셈이다.

수입차시장에서 이런 희비 쌍곡선을 만든 중심에 디젤차가 있다.

◆ 날아가는 독일 디젤차

독일차 4개의 브랜드가 국내 수입차시장을 점령했다. 지난 4월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유럽차 비중은 75.4%였다. 이 중에서도 독일차는 67.42%를 차지해 국내 수입차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일본차와 미국차도 과거 수입차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던 적이 있다. 2004년만 해도 수입차 가운데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은 45.1%였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가 전체 수입차시장의 29.9%를 차지했다. 독일차가 지금처럼 절대적으로 시장을 지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차 브랜드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도요타와 렉서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15.6%를 기록해 뒷걸음질치고 있다. 10년 전에 비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독일 브랜드는 점유율을 2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미국차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지난 4월까지 겨우 7% 수준에 그친다.

독일차가 수입차시장을 휩쓴 원동력은 디젤차다. 디젤차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독일차의 대부분은 디젤차다.

올해 상반기 많이 팔린 승용차 1위부터 3위까지의 모델은 모두 디젤차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의 베스트셀링 승용차 역시 디젤차가 차지했다. 수입차 열풍의 진원지가 디젤세단이라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국로버트보쉬가 발표한 자동차 엔진 유형 관련한 인식 및 태도를 보면 가솔린엔진에 대한 선호율은 여전히 디젤엔진을 앞지른다. 올해 가솔린엔진 선호율은 62%다. 2010년 77.5%에서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디젤엔진 선호율은 23.8%다. 2008년 14.5%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다.

독일차는 디젤엔진에 강점이 있다. BMW의 경우 1차 세계대전부터 전투기엔진을 개발하고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1924년부터 모터사이클을 시작으로 자동차산업에 뛰어들어 디젤엔진을 만드는 노하우를 지녔다.

전문가들은 “독일 디젤엔진은 강한 드라이빙 능력을 자랑해 언덕이나 오르막길에서 강하다”며 “더욱이 BMW의 디젤차는 승용차에서 보기 드문 후륜형 구동방식으로 작동돼 승차감과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BMW 디젤차는 엔진소음의 실내유입을 제한해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였다. 이런 점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입차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다.

한 전문가는 “독일차는 시승없이도 입소문만 듣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브랜드의 힘을 만들었다”며 “이런 브랜드 이미지가 독일차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 디젤차는 연비에 강점이 있다. 국내 디젤 승용차 연비는 독일 디젤 승용차 연비의 70% 정도 수준에 그친다. 산업기술 연구개발 사업화 전략의 친환경차 부문 평가자료를 보면 현대기아차의 클린디젤 기술력은 유럽업체의 60% 수준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전문가는 “신차시장이 100만 대가 넘는 나라에서 독일차가 이렇게 절대 강세를 보이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독일차는 날고 일본차는 기는 까닭  
▲ 도요타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자동차를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 일본차와 미국차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

올해 4월까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일본차와 미국차의 점유율은 각각 12%와 7%였다.

일본차는 엔저효과로 세계시장에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유독 국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도요타와 렉서스, 닛산은 2천 대 수준의 판매를 기록했다. 독일차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가 1만 대 이상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일본차의 판매량 부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도요타의 준형세단인 ‘캠리’다. 캠리는 2011년만 해도 BMW 520d에 이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2년 '캠리'는 판매량이 3위로 떨어졌고 지난해 무려 8위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링 자동차 순위에서 렉서스가 6위에 오른 점이 그나마 눈에 들어온다. 미국차는 아예 순위에 없다. 미쓰비시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단 한 대의 차량도 팔지 못했다.

일본차 관계자는 “독일차 선호도가 유난히 높다 보니 비슷한 성능의 일본차 판매가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일본차와 미국차가 국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디젤차 모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차의 경우 차량모델이 편중된 점도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종과 세부 트림이 다양한 독일 브랜드에 비해 일본 브랜드는 제품군이 단조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BMW의 경우 80종 이상의 차종을 판매한다. 미국 포드나 일본 도요타가 10여 종 수준인데 비해 차종이 매우 다양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차의 경우 대표차종에 지나치게 의존해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피니트는 전체 판매량 중 56.2%가 G25세단이었고 혼다의 경우 전체 판매의 43.6%를 어코드 모델이 차지했다. 도요타도 캠리가 전체 판매량의 43.4%에 이른다.

디자인도 영향을 끼친다. 일본차 관계자는 “일본차가 품질은 독일차에 뒤지지 않지만 디자인이 평범해 프리미엄급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차의 판매가 저조한 이유로 미국차에 대한 고정관념도 크게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표적 고정관념이 “미국차는 힘은 좋은데 연비가 나쁘다”는 것이다. 연비는 소비자들이 승용차 구매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로 낮은 연비에 대한 인식은 판매부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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