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보령그룹에 1990년생 임원이 탄생했다. 이호 보령홀딩스 전략운영그룹장(Head of Strategic Operation Group)이 그 주인공이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령홀딩스는 올해 3월 이호 그룹장을 영입한 뒤 7월 초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보령홀딩스 ‘1990년생’ 등기임원 탄생, 오너 김정균 '젊은 조직' 탈바꿈 가속

▲ 이호 보령홀딩스 전략운영그룹장(사진)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1990년생' 등기임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보령홀딩스가 기타비상무이사를 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를 말한다. 사내이사나 사외이사와 마찬가지로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기임원이다. 

기존 보령홀딩스 이사회 구성원은 의결권이 없는 감사를 제외하면 오너인 김정균 대표와 김은선 회장뿐이었다.

이 그룹장이 이사회 구성원에 추가되면서 의결권자가 3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이 그룹장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고 볼 수 있다. 

전략운영그룹장이라는 직책은 이 그룹장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신설됐다. 김정균 대표를 포함한 보령그룹 중진들과 함께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로 파악된다.

보령이 기존 제약사업뿐 아니라 우주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시기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전략운영그룹장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 그룹장의 나이다. 그는 1990년 10월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왔다. 법무법인 세종과 위어드바이즈 변호사로 일하다 보령홀딩스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만 32세다. 

회계법인 Pw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 304개 이사회의 평균 연령은 58.4세로 나타났는데 이 그룹장은 이보다 26세나 어리다.

보령홀딩스가 비상장기업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 그룹장의 등기임원 선임이 흔한 사례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다.

상장기업 미등기임원 중에서도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 그룹장이 보령그룹 핵심에 자리잡은 것은 김정균 대표가 그만큼 젊은 조직을 선호한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도 있다. 김 대표 자신부터 1985년생으로 제약업계 오너 가운데 가장 젊은 편에 속한다. 김 대표는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명예회장의 손자로 보령홀딩스와 보령의 대표를 겸하며 그룹을 이끌고 있다.
 
보령홀딩스 ‘1990년생’ 등기임원 탄생, 오너 김정균 '젊은 조직' 탈바꿈 가속

김정균 보령 대표는 새로운 먹거리로 우주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젊은 인재들을 다수 영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령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우주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우주정거장 개발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손잡고 저궤도의 미세중력환경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액시엄스페이스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고 국내 합작법인 설립도 앞뒀다. 유망한 우주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휴먼인스페이스(옛 케어인스페이스)’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보령그룹을 점차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보령을 보면 가장 젊은 임원이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CSO) 전무로 1987년생이다. 그는 컨설팅기업 IBM과 AT커니 등을 거쳐 2021년 보령에 영입돼 글로벌투자센터를 이끌었다. 이후 약 1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2022년 보령에서 김정균 대표보다 많은 보수를 수령해 주목받은 임동주 뉴포트폴리오인베스트먼트(NPI)그룹장 역시 보령의 젊은 인재 가운데 하나다. 직급이 매니저라 상세한 나이는 공개되지 않으나 30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임 그룹장은 케어인스페이스를 비롯한 신사업을 담당하며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우주사업의 주축이 되는 젊은 인재들에게 신뢰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CEO 서한을 통해 “제약사업과 마찬가지로 케어인스페이스사업을 이끌어가는 최고의 인재들이 이미 보령 내에 있다”며 “케어인스페이스사업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이런 인재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명확한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인재들과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회사에는 나라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