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잇따르는 5%대 예금, 열기 더하는 제2금융권 수신 경쟁

▲ 새마을금고들은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일제히 금리를 올렸다. 이 덕분에 이날기준 5%대 예금은 80개를 넘어섰다. <마이뱅크 사이트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제2금융권에서 예금 고객 유치경쟁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제2금융권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최근 흘러나간 돈을 잡기 위해 고금리로 수신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 5%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새마을금고 가운데 많은 지역금고가 7월31일부터 예금금리를 나란히 5%를 넘기는 수준으로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날 기준 금리비교 사이트 마이뱅크에서 5% 이상 금리를 약속한 상품이 82개에 이른다. 

예금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해 온 새마을금고에서도 금리가 5%대인 예금은 한 달 전만해도 한 두개에 불과했다.

일부 금고에서는 7.7%대 특판 적금을 내놓을 정도로 자금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날 현재 저축은행 적금 최고금리가 5.0%, 은행 적금 최고금리가 4.30%라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셈이다.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최근 상승세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예금(12개월) 금리는 한 달 전(7월2일)인 3.97%에서 4.03%로 올랐다.

저축은행들은 기존 예금 상품 금리를 올리고 9개월 만기 예금을 내놓는 등 수신 경쟁에 장작을 더 넣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를 필두로 제2금융권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가 7월 초에 벌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제2금융권에 불안한 눈초리를 보냈고 이에 대응해 고금리로 시선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1금융권인 은행 예금금리가 최근까지 올라 제2금융권도 금리 상승 대열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4월에 하락했다가 5월(3.56%)에 이어 6월(3.69%)까지 연속해서 올랐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잇따르는 5%대 예금, 열기 더하는 제2금융권 수신 경쟁

▲ 다만 제2금융권의 수신경쟁이 은행권으로 번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은행이 예전보다 웃돈도 더 얹어주고 있는데 소비자가 굳이 상대적으로 더 불안한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옮길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다만 은행권까지 자금유치경쟁이 번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은 조달금리 압박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은 기본적으로 제2금융권과 신용도 차이가 있고 위험도로 반영이 된다”며 “이 때문에 조달금리 압박이 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제2금융권보다 자산건전성 등 여러 분야에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굳이 예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높이지 않아도 안전성 때문에 돈을 맡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금조달에서 예금에 크게 의존하는 저축은행과 달리 은행은 채권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신 경쟁에 먼저 뛰어들 이유는 없다.

실제로 은행권 예금(12개월) 금리 최상단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Sh수협은행의 ‘헤이(Hey) 정기예금’을 필두로 4%대였다. 하지만 이는 최근 3.95%로 미세하게 내려왔다.

은행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때문에 대출금리를 올리는데 제한이 있고 이 때문에 예금금리도 함부로 올릴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상품 가격(대출금리)이 정해져 있는데 상품 원가(예금금리)를 무작정 올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현재 지금 위를 올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는데 예금 금리를 올릴 수는 없고 수신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결국 기준금리 고정에도 시장금리는 끊임없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2금융권은 열띤 수신 경쟁을 벌이는 반면 은행권은 관망하는 상반된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도 한은 통계자료에서 은행의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5월에 0.03%포인트 오른 2.58%였다. 하지만 6월에는 0.01%포인트 상승한 2.59%로 나타나 뚜렷한 둔화세가 보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