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증권의 투자금융 수익성 감소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안정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반등을 모색한다.

최병철 대표이사 사장은 안정성 지표를 더욱 끌어올리면서 리테일 부문 확장을 통해 실적 기반을 두텁게 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 IB 속도조절 모드, 최병철 하반기 키워드는 안정 속 리테일 강화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실적 부진 가운데서도 안정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70억 원, 순이익 245억 원을 잠정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44.5%, 33.6% 감소한 것이다.

이로써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1분기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4.1%, 36.5% 감소한 바 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영업이익은 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8% 줄었으며 순이익도 437억 원으로 3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IB(투자금융) 부문의 상반기 순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58%나 줄어들면서 실적 부진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IB는 현대차증권의 주력 사업부문인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IB 부문이 반등하지 못했다.

최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겼으며 2021년과 2022년에도 영업이익 '1천억 원 고지'를 사수하는 등 현대차증권의 실적개선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일단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시기가 됐다.

다만 부동산PF 사업 축소는 어느정도 예견됐다는 평이 나온다. 

최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오랫동안 재무전문가를 맡았으며 현대차증권 취임 첫 해에 전략리스크관리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위기관리를 강조해 왔다.

올해 부동산PF 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 사장이 연초부터 현대차증권의 부동산PF 비중을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의 부동산PF 연체자산은 지난해 말 526억 원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146억 원으로 72.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안정성 지표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은 5월 12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NCR(순자본비율)이 올해 3월 말 438.23% 수준에서 6월 말 542%로 크게 높아졌다.

NCR은 위기시 대응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00%이다.

이처럼 최 사장은 안정성 강화를 우선시하는 모양새인데 또다시 선견지명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현대차증권 IB 속도조절 모드, 최병철 하반기 키워드는 안정 속 리테일 강화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가운데)가 7월26일 강남 VIP 점포 개소식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최 사장은 지난해에도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 분양시장 침체를 미리 내다보고 물류센터, 오피스 등으로 임대 포트폴리오를 조정함으로써 실적을 선방한 바 있다. 

한편 최 사장은 수익성 강화의 방편으로 리테일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IB 부문 실적이 감소했으나 리테일 등 기타 부문 수익이 증가해 충격을 어느정도 완화할 수 있었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MTS(모바일거래시스템)를 개편한 ‘내일’ 브랜드를 상반기 출시했는데 실제로 상반기 현대차증권의 리테일 부문 순영업수익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고객 1만 명을 대상으로 내일 브랜드에 대한 시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WM(자산관리)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7월26일 서울과 울산에 VIP 점포를 각각 개소했다. 

두 지점에선 고액자산가들을 중점으로 각 고객의 자산현황과 성향에 맞춘 개인특화 영업을 실시한다.  

이처럼 최 사장은 안정성 다지기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신규 MTS 및 WM 부문 강화를 통한 리테일 사업 확대로 수익원을 다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익 다변화로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