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저신용 취약계층 채무자(취약차주)를 위한 햇살론과 사잇돌2 대출을 2조6천억 원 이상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햇살론 취급액은 2조29억 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햇살론은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으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또는 신용점수 하위 20%인 연소득 4500만 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말한다. 

상반기 기준 전체 햇살론 공급액(2조1991억 원)의 91.1%를 저축은행이 취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의 햇살론 취급액은 2021년 하반기 1조3900억 원, 지난해 상반기 1조6100억 원, 지난해 하반기 1조8600억 원으로 4반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저축은행의 사잇돌2 대출 공급액은 2022년 연간 취급액(6496억 원)에 근접한 60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앙회는 올해 연간 취급액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표준 사잇돌2 대출은 2021년 금융위원회의 중금리대출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SGI서울보증보험 보증으로 신용평점 하위 30% 차주에게 전체의 70%를 대출해야 하는 상품이다. 은행과 상호금융은 사잇돌1 대출을 취급한다.

저축은행의 사잇돌2 대출 규모는 2020년 4106억 원, 2021년 4129억 원, 2022년 6496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오화경 중앙회 회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악화 등으로 금융공급이 어려운 가운데 저축은행업계는 햇살론·사잇돌2 대출 등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업권이 업종별 주식 및 채권 등을 담보로 현금융자해주는 신용공여 한도를 맞추기 위해 햇살론, 사잇돌2 등 정책금융상품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총여신공여의 20%, 건설업·부동산업은 총신용공여의 30%, PF대출 등 부동산 관련 업종 합산은 총신용공여의 50%, 대부업은 총신용공여의 15% 한도를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3월 말 4.07%로 지난해 말에 비해 2.02%포인트 높아지는 등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PF 상환 여력이 나빠지면서 업종별 신용공여한도를 관리하기 위해 총대출 규모를 늘려 정책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햇살론과 사잇돌2 대출은 보증을 받아 내주는 정책금융상품으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저축은행업계는 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를 위해 금융당국에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규제에 따라 영업 구역당 대출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은 전체 대출의 50%, 비수도권(부산경남·대구경북강원·광주전라제주·대전세종충청)은 전체 대출의 40% 이상을 영업 구역 내에서 취급하도록 돼 있다.

사잇돌2 대출은 영업구역 안에서 여신비율 가중치(150%)를 부여받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햇살론도 사잇돌2 대출처럼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햇살론에 영업구역의무비율 가중치 부여 등을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