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화장품 부문에서 면세와 중국수출 부진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25% 각각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는 브랜드 후의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의 부진한 실적을 리브랜딩으로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마케팅 전략의 변화도 이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 브랜드의 중국 내 이커머스 매출 비중이 40% 후반으로 올라와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순위는 3년 전에 비해 처진다. 도우인이나 콰이쇼우 등 중국 신규 플랫폼 내에서의 확장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한국 화장품 브랜드사들이 중국에서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따르고 있다.
이에 하반기 후 브랜드 리브랜딩 관련 아시아 마케팅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미국 화장품 회사 더 에이본을 인수했다. 더 에이본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북미 구조조정 관련 비용도 3분기에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단기간에 LG생활건강 실적 반등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리브랜딩 효과가 나타나려면 긴 호흡이 요구되지만 리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의 변화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실적도 다소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 1조6837억 원, 영업이익 1459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9% 감소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표로 취임해 LG그룹 첫 여성CEO로 주목받았지만 1분기와 2분기 연이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대표로서는 하반기 후 리브랜딩의 효과 발현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 이 대표가 단기간에 LG생활건강 실적 반등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리브랜딩 효과가 나타나려면 긴 호흡이 요구되지만 리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의 변화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사진은 LG생활건강 홈페이지 후 브랜드 광고화면 갈무리. < LG생활건강 >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 실적의 하반기 추이에 대한 의견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지만 내년 들어 회복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2분기 1578억 원을 기록했지만 3분기 1279억 원, 4분기 1015억 원으로 하반기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7112억 원에서 2023년 5332억 원으로 줄어들지만 2024년 6335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NH증권은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이 2분기 1578억 원을 기록했지만 3분기 1843억 원으로 조금 증가했다가 4분기 1656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7110억 원에서 2023년 6540억 원으로 줄었지만 2024년에는 712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 2023년 연간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줄 것이라는 예상을 모두 내놓았지만 그 폭에 대해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 2002억 원, 영업이익 533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고 영업이익은 25% 줄어드는 것이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3429억 원, 영업이익 635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8% 줄어드는 것이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는 1963년생이다.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LG화학 생활용품 분야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다. 생활용품 사업부장을 거쳐 2013년 전무,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LG생활건강에서 공채 신입사원 출신의 첫 여성 임원이다. LG그룹 전체에서 공채 출신 첫 여성 부사장, 1호 여성 사장 타이틀도 지니고 있다. 국내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된 첫 여성 전문경영인이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