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CGV에 자금조달 경고등이 들어왔다. 8월 극장가 흥행을 통해 실적 회복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허민회 CJCGV 대표이사가 8월 극장가 흥행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8월 한 달 극장가 흥행실적을 통해 CJCGV의 실적 회복 가능성을 키우고 미래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
27일 CJCGV 주가는 전날보다 4.95% 오른 1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1만4500원(6월20일 종가)에서 8520원(7월7일 저가)까지 낮아졌던 CJCGV 주가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다시 1만 원 선을 넘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CJCGV의 향후 주가흐름은 CJCGV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에 필요한 자금조달 규모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허 대표는 어느 때보다도 8월 한 달 동안 CJCGV의 미래성장성 입증에 온힘을 써야한다.
통상 유상증자는 신주발행 주식 수가 고정된 상태로 1주당 확정 발행가액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다.
확정 발행가액은 청약일 이전 주가 흐름에 의해 산정되는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가운데 낮은 가액으로 책정된다.
CJCGV는 26일까지의 주가흐름을 반영해 1차 발행가액으로 5890원을 산정했다.
이에 따르면 CJCGV 당초 계획상 모집총액 5700억 원보다 1300억 원 적은 4400억 원을 조달하게 된다.
CJCGV는 조달자금의 사용 우선순위에서 채무상환을 3순위로 명시했다.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CJCGV가 채무상환 목적으로 조달할 자금규모가 먼저 줄어든다는 뜻이다.
CJCGV는 12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1800억 원, 회사채 2천억 원 등을 상환할 예정이었는데 조달한 자금이 모자랄 경우 보유현금으로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CJCGV의 현금보유(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2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3164억 원으로 상환여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 허민회 CJCGV 대표이사에게 8월 한 달 간의 주가 흐름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
문제는 유상증자를 통해 상환 예정인 채무를 빼놓고도 CJCGV의 1분기 말 기준 유동성차입금(만기가 1년 미만인 차입금) 규모가 5247억 원이라는 점이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상환대상이 아닌 차입금은 주로 차환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 5890원은 허 대표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 추진한 CJCGV 유상증자에서는 예정 발행가액 1만7950원, 1차 발행가액 1만7250원, 확정 발행가액 1만5850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당시 유상증자와 비교해 이번 자금조달 규모는 2500억 원에서 5700억 원으로 늘어난 데다 할인율은 20%에서 25%로, 증자비율도 65.86%에서 156.51%로 오른 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유상증자의 최종 발행가액은 9월1일 산정되는데 1차 발행가액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8월30일~9월1일(청약일 기준 과거 3~5거래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종목의 일일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것)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1차 발행가액보다 높다면 이를 확정 발행가액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해당 기간 가중산술평균주가가 9616.6원보다 높다면 1차 발행가액 기준보다 자금을 더 조달할 수 있다.
27일 CJCGV의 종가는 1만16450원이지만 28일 권리락 이후 8월 한 달동안 큰 폭의 주가 상승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허 대표는 이미 주가 흐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CJCGV는 지난해까지 2분기 잠정실적을 8월 초에 발표했으나 올해는 발표 시기를 앞당겨 7월20일 실적을 발표했다. 1차 발행가액 산정일 7월26일을 1주일을 앞둔 시점으로 실적발표 이후 CJCGV 주가가 1만 원을 넘어서며 기준주가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차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와 비례한다. 기준주가는 △산정일(26일) 종가와 △산정일 이전 1개월·1주일·1일간의 주가흐름들의 평균값 가운데 낮은 금액이 기준주가가 된다.
흑자전환을 발표한 다음날부터 CJCGV의 주가가 상승해 1만 원대를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 대표가 실적발표 시기를 7월로 앞당긴 것은 의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허민회 대표는 과거보다 2분기 잠정실적 발표시기를 앞당기는 등 주가를 의식하는 모습이다. 8월 한달 동안 개봉하는 작품들의 포스터. |
한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상황에서 △비공식작전(2일) △더문(2일) △콘크리트 유토피아(9일) △오펜하이머(15일) 등 기대작들의 개봉은 허 대표에게 단비 같을 수 있다. 26일 개봉한 밀수도 상영 첫 날에만 관객 31만 명으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CJCGV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사업 진출 국가(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상반기 관객 실적을 알리며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점차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도 CJCGV 실적 기대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