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규 바이오의약품 공장에 ‘녹색’을 입힌다. 에너지 저감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친환경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헬스케어 공급망에서 탄소 저감을 목표로 해외 제약바이오기업들과 연대하고 있다. 대규모 친환경 생산시설이 탄소 중립의 새로운 모범사례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보도블록부터 친환경으로, 글로벌 탄소 줄이기 앞장

▲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이 다양한 친환경 공법을 기반으로 건설된다. 5공장을 포함한 송도 제2 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인천 송도 사업장의 5공장 건설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법들이 다수 계획됐다.

먼저 5공장 주차장을 조성하는 데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다. 약 3만 평(약 10만 ㎡) 넓이 주차장을 포장하는 재료로 고로슬래그를 투입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사용량을 줄인다.

고로슬래그는 고로(용광로)에서 선철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주로 시멘트와 혼합하는 형태로 재활용된다. 콘크리트 생산에 필요한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시멘트 생산에 따른 탄소 발생을 저감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는 고로슬래그 혼합 시멘트를 사용해 기존보다 탄소 배출을 50% 줄이는 저탄소 콘크리트 표준배합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내 도로를 포장할 때도 재활용 보도블록을 사용한다. 교체 공사로 발생하는 폐보도블록을 다시 가져오거나 폐자원 및 산업 부산물로 생산된 보도블록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생산시설 내부 벽체를 석고보드에서 페인트가 필요 없는 일체형 패널로 바꿔 페인트 사용을 줄이는 방안, 부지 내부 토사를 최대한 활용해 굴착과 외부 반입 토사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이 마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4가지 이외에도 새로운 아이템을 지속 발굴해 공장 건설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물론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는 쪽에서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을 설계할 때부터 외부 난방열 도입, 태양광 자가 발전 등을 기본 항목으로 사업계획에 반영했다. 올해부터는 이를 실제로 건설에 적용하기 위한 세부 설계를 추진한다.

회사가 이처럼 공장 건설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배경에는 ‘2050년 넷제로’ 목표가 있다. 2050년에는 사업장과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배출하는 탄소를 줄임으로써 지구 온난화 예방에 기여하는 한편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고객사들과 원활한 수주 논의를 전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 중립 목표를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친환경 건설 방침은 5공장 이후 지어질 공장들에도 적용될 공산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제1 바이오캠퍼스에 1~4공장을 건설한 뒤 5공장을 시작으로 제2 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제2 바이오캠퍼스에는 5공장을 포함한 공장 4개가 들어선다. 투자 규모는 전체 7조 원에 이른다. 5공장만 놓고 보면 약 2조 원이 투입되고 2025년 4월 준공이 예정됐다. 

온실가스를 비교적 적게 배출하는 공장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도하는 글로벌 차원의 공급망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머크, 노보노디스크, 로슈, 사노피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 지속가능시장계획위원회(SMI)에 참여해 헬스케어 분야 탄소 중립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공급망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다. SMI에 따르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 4~5%는 헬스케어산업이 차지하고 이 중에서도 50%가 공급망에서 배출된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