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체 통신모뎀 개발 늦어져, 퀄컴 의존으로 아이폰SE4 출시도 지연

▲ 애플이 부품 독립을 위해 통신모뎀을 개발하고 있으나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 출시할 아이폰16에도 퀄컴의 5G 통신모뎀을 사용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퀄컴의 5G 통신모뎀인 스냅드래곤 X70의 유튜브 홍보영상 갈무리. <퀄컴>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16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5G 통신모뎀 대신 퀄컴의 제품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자체 통신모뎀 개발 속도가 늦어지면서 퀄컴에 의존을 벗어나기 어려워진 상황으로 파악된다.

23일(현지시각) IT전문지 WCCF테크는 증권사 바클레이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의 5G 통신모뎀 개발이 늦어지면서 2024년에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16 시리즈에도 퀄컴이 모뎀을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CCF테크는 아이폰16 시리즈에 퀄컴의 인공지능(AI) 기반 5G 통신모뎀 ‘스냅드래곤 X70’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아이폰16 시리즈부터 애플이 자체 통신모뎀을 적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했으나 개발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퀄컴의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WCCF테크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애플이 예상보다 1년 늦어진 2025년에야 아이폰에 자체 설계한 통신모뎀을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자체 통신모뎀 개발에 더딘 속도를 보이면서 새 중저가형 스마트폰 ‘아이폰 SE4’의 출시 또한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중저가 아이폰의 생산 원가를 낮추려면 애플이 직접 설계한 모뎀을 사용해야 하는데 외부 협력사인 퀄컴의 제품을 쓰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WCCF테크는 “애플이 자체 통신모뎀을 개발할 때까지는 퀄컴이 이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스냅드래곤 X70 가격을 160달러 수준으로 책정한다면 가격이 너무 비싸져 아이폰 SE4를 출시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퀄컴과 같은 외부기업의 부품에 의존을 낮추고 반도체와 같은 주요 부품을 자체 개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 7월에는 10억 달러(약 1조2838억 원)를 투자해 인텔 모뎀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직접 5G 통신모뎀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