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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8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월에도 동결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정책효과를 지켜보는 동시에 가계부채 증가세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6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 2개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경정예산 등 확정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현재 국회에서 11조2천억 원 규모의 추경 편성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편성안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점을 감안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추경이 빠르게 집행된다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대 중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린 지 2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낮춘 효과를 좀 더 살펴본 뒤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서 최근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들은 6월에 기준금리를 내린 효과와 추경 집행의 성과를 확인한 뒤 추가대응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 저금리가 일정 부분 원인이 됐다”며 “가계대출이 이전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금융안정 측면에서 잠재위험성(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은 7월에 가계대출잔액 673조7천억 원을 기록했는데 6월보다 6조3천억 원 증가했다. 이 증가폭은 2010~2014년 동안 매년 7월의 평균치인 2조 원을 3배 이상 뛰어넘었다.
은행들은 대출심사기준을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5월부터 전국에 적용하고 있지만 대출 증가세는 둔화되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잔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잔액은 7월에 506조6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보다 5조8273억 원 늘어났으며 올해 월별 증가폭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김문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가계부채는 1분기 기준으로 1200조 원을 웃돌고 있는데 2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20조 원 이상 증가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계부채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