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고부가 차량용 올레드 라인업 확대, 정호영 수익성 회복 박차

▲ LG디스플레이가 새 차량용 올레드 개발을 마무리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차량용 올레드 개발을 통해 제품 라인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 제품보다 원가경쟁력이 좋은 차량용 올레드 제품을 바탕으로 영업흑자 전환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기존 플라스틱 올레드(P-OLED)에 이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유리기판을 사용한 차량용 하이브리드 올레드 개발을 마무리 짓고 고객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리드 올레드는 유리기판에 박망봉지(유리 기판을 보호하고 수분을 차단하기 위한 필름)를 적용하는 새 공법을 통해 만들어진다. 특수 기술이 적용된 플라스틱 올레드보다 저렴한 유리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디스플레이 고부가 차량용 올레드 라인업 확대, 정호영 수익성 회복 박차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차량용 하이브리드 올레드를 토대로 완성차 고객사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정 사장은 그동안 쉽게 휘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추가 정밀가공 공정이 필요한 플라스틱 올레드로 차량용 올레드 사업을 준비해왔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프리미엄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차량 안에 올레드 탑재 비중을 빠르게 늘리는 분위기다.

플라스틱 올레드는 자유자재로 곡면 구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LCD에 비해 낮은 전력으로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정 사장은 플라스틱 올레드 다음으로 곡면 구현이 가능하면서도 원가경쟁력을 좋은 하이브리드 올레드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제품 라인업을 늘려 고객사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 하이브리드 올레드 기술이 적용된 시제품인 ATO(Advanced Thin OLED)를 고객들에게 선보이며 사업저변 확대에 힘을 쏟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유럽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올레드 기술을 적용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전기차 제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며 “특히 원가 경쟁력이 좋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올레드 패널 채택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은 앞으로 4년간 5배 가까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차량용 올레드 시장규모가 올해 5억 달러에서 2027년에는 2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하량 기준으로도 올해 148만 대에서 2025년 400만 대, 2027년 900만 대를 넘어서며 4년만에 물량이 7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경쟁 심화 등의 요인으로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것과 대조된다.

정 사장은 성장하는 LG디스플레이의 하이브리드 올레드 기술을 토대로 차량용 올레드 시장에 올라타 영업흑자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LCD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에 영향을 받아 2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도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LG디스플레이 고부가 차량용 올레드 라인업 확대, 정호영 수익성 회복 박차

▲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하이브리드 올레드 ATO 모습. < LG디스플레이 >


다만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올레드 사업에서 삼성전자라는 새로운 고객을 만들면서 실적 반등의 모멘텀을 만나게 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올레드 기술을 앞세워 차량용 올레드 고객사를 확대하면 내년 영업흑자 전환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 사장은 지금껏 고객사의 필요에 맞춘 수주형 사업 모델을 강조해왔다.

차량용 올레드 분야는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표적 수주형 사업으로 꼽힌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한 차량용 올레드 시제품(ATO)을 가지고 잠재고객사와 접촉하고 있다”며 “고객확보에 맞춰 양산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