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관련 사업을 발판으로 실적 성장의 기반을 닦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및 배터리공장을 짓고 전기차 충전사업에도 뛰어드는 등 전기차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드라이브에 웃는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실적 성장 기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대형 프로젝트 착공으로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1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부진을 씻어내고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이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1조4450억 원, 영업이익 25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2년보다 매출은 29.8% 늘고 영업이익은 115.1% 급증하는 것이다. 

이는 수주한 초대형 프로젝트 두 건의 공정이 본격화하며 매출에 반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에쓰오일과 계약을 맺은 샤힌프로젝트(총 사업비 9조2580억 원)와 함께 55억 달러 규모의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 사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조지아주 신공장은 지난해 10월 착공식을 열었고 1183만㎡ 규모의 부지에 연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착공식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시설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공장 준공 목표를 앞당기려 하고 있어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에서 신공장의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2025년 상반기에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2024년 3분기 공장 가동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홍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도맡아 매출과 이익 성장에 속도를 붙이려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차전지 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SK온과 6조5천억 원, LG에너지솔루션과 5조7천억원을 각각 공동투자해 조지아주에 합작공장을 짓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해 공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합작공장, SK온 헝가리 배터리 1·2공장, SK넥실리스 폴란드 동박 공장 등을 수주해 지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쌓은 노하우로 올해 말까지 3조8천억 원에 이르는 배터리공장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전기차 충전사업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현대차그룹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인 'E-CSP(E-pit Charging Service Platform)'와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E-CSP' 플랫폼을 통해 초급속 충전시설 브랜드인 'E-Pit'을 공급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와는 별개로 완속, 급속 충전 인프라를 공급하고 연계 운영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사업 본격화 첫 해인 올해 6천 기의 충전시설 계약을 목표로 해 6월까지 모두 2731기의 계약을 완료했다. 향후 정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보급 확대 정책에 발맞춰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 2030년까지 약 4만여 기의 계약을 완료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6월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6조5천억 원)도 현대건설과 함께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수주잔고를 든든하게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짓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도 맡고 있다. 다만 이 사업은 착공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터파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아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드라이브에 웃는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실적 성장 기대

▲ 지난 14일 폴란드에서 열린 현대엔지니어링과 PGZ의 폴란드 건설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크시스토프 솔라 PGZ 부사장, 발데마르 부다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 <현대엔지니어링>


홍 대표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하며 우크라이나 재건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엔지니어링-USNC(캐나다)-그루파아조티폴리스(폴란드) 3자 초소형모듈원자로(MMR)사업 협력 및 현대엔지니어링-PGZ(폴란드) 건설 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기회를 만들려 한다. 

USNC는 미국의 4세대 초고온가스로 소형모듈원전 전문기업으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협력관계가 굳건하다. 그루파아조티폴리스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폴란드에서 수행하고 있는 프로필렌·폴리프로필렌 플랜트 프로젝트의 대주주이고 PGZ는 폴란드 국방부 산하 국영방산그룹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22년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원자재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지만 올해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며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이 순항하고 있고 사업성 있는 사업 수주와 함께 초소형모듈원전 등을 포함한 신사업 추진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