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미래에셋생명의 수익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새 회계기준 도입에 영향을 덜 받는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사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보험시장에도 진출해 수익원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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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0일 “미래에셋생명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에 대한 고객의 구매를 적정한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며 “실적감소를 감수하고 회계와 규제변화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계약하는 순간부터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사에서 납입된 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만기에 지급하는 상품이다.
보험회사가 저축성보험을 판매한 만큼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도 늘려야 한다. 신지급여력(RBC)비율제도가 함께 도입되면 보험자산과 부채를 100%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부담도 더욱 커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하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의 전체수익에서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의 수익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사망과 상해 등 생명과 관련된 보험상품으로 납입된 보험료보다 더 적은 보험금을 만기에 지급한다.
미래에셋생명은 2분기에 보험영업에서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을 합쳐 연납화보험료(APE) 92억 원을 벌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143억 원보다 35.6% 줄었다. 종류별로 연납화보험료 증감폭을 살펴보면 보장성보험은 5.5% 늘어난 반면 저축성보험이 52.4% 줄었다.
연납화보험료는 보험료 납입기간이 1개월이나 1분기인 상품을 모두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나타낸 수익지표다.
하 부회장은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변액보험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분기에 변액보험 연납화보험료 450억 원을 벌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360억 원보다 25.0% 증가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운용해 고객에게 성과를 나눠주고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변액보험의 수입보험료(보험매출)은 회계상 특별계정에 쌓이는데 국제회계기준 2단계는 저축보험상품 등의 보험료가 적립되는 일반계정에 적용된다.
하 부회장이 PCA생명 인수를 검토하는 점도 변액보험 강화전략과 맞닿아 있다. PCA생명은 총자산 5조2천억 원 가운데 72%를 변액보험 운용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은 인수합병 등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비유기적 성장을 통해 변액보험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강점”이라며 “저금리와 자본규제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생명보험업계에서 긍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 부회장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모바일보험시장을 선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모바일보험 판매 전문자회사 ‘미래에셋모바일’의 설립인가를 받았다. 9월5일에 국내 최초로 모바일 보험오픈마켓 웹사이트인 ‘엠올24’도 내놓기로 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모바일보험시장의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어 조기진출을 추진하게 됐다”며 “미래에셋모바일을 조만간 출범시켜 미래에셋생명의 모바일사업을 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