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가성비' 앞세운 파운드리 새 공정 선보여, 삼성전자 점유율 추격에 속도

▲ 미국 인텔이 16나노 공정 기반의 파운드리 기술을 새로 도입한다. 인텔의 반도체 웨이퍼 참고용 이미지.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텔이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16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선보였다.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보다 폭넓은 활용성을 갖춘 기술로 고객사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추격에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13일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인텔은 ‘인텔16’ 공정으로 이름지은 16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을 상용화해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에 활용한다.

시놉시스와 카덴스디지털, 앤시스 등 인텔 파운드리 협력사가 일제히 보도자료를 내고 인텔 16나노 공정과 관련된 기술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하며 이런 내용이 알려졌다.

인텔16 공정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통신반도체, 전자제품, 군사 및 우주항공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이 예정되어 있다.

이전에 주로 쓰이던 22나노 공정과 비교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핀펫 기술이 적용되었으며 미세공정 기술 수준이 높아진 만큼 반도체 성능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영역은 5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도입했고 TSMC가 뒤를 따랐다. 인텔은 내년부터 가장 먼저 2나노 미세공정을 파운드리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그러나 첨단 파운드리는 사용처가 모바일 프로세서와 그래픽반도체(GPU) 등으로 다소 제한적이고 고객사의 종류도 주로 대형 반도체 설계기업으로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16나노와 같이 더 다양한 수요처와 고객사 기반을 갖추고 있는 공정기술은 파운드리 매출과 시장 점유율에 기여하는 폭이 크다.

파운드리를 신사업으로 점찍고 본격적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인텔이 16나노 공정을 새로 선보인 것은 상위 기업의 점유율 추격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TSMC와 삼성전자 역시 12나노, 14나노 등 비슷한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을 다양한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인텔은 2030년까지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TSMC에 이어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2위 기업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이러한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첨단 미세공정뿐 아니라 10나노대 공정에서도 적극적으로 경쟁에 맞서 고객사 기반을 지켜내고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파운드리포럼을 통해 14나노 공정 파운드리를 모바일 이외에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한 응용처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