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 챗GPT 넘어 원전사업 키운다, 완전한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

▲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소형모듈원자로 기술 기업을 인수합병해서 우회상장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 연산에 들어가는 대규모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11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샘 알트만 오픈AI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챗GPT 열풍'을 주도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소형원전 회사에 투자하며 원자력에너지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 핵심 기술뿐 아니라 관련 분야에 사용되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완전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이다.

과거 스타트업 투자 전문회사를 운영했던 샘 알트만의 차별화된 이력이 이러한 신사업 진출에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샘 알트만은 자신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소형원전 개발회사 오클로를 상장할 계획을 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샘 알트만은 자신이 기업 인수목적 회사로 설립한 알트씨와 오클로를 합병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2024년에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오클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위치한 회사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전력 판매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원은 많지 않다”며 “원자력 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인 오클로와 함께하게 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오클로는 주로 인공지능 연산 및 서비스 제공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서버에 전력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와 같은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자연히 IT기업들의 안정적 전력 수급과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진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칼 슐만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뒤 기업들이 에너지 구매에 들이는 비용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구입 비용의 10% 수준까지 늘었다.

과거에는 이러한 비중이 1%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IT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전력 문제를 갈수록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샘 알트만이 투자한 원전회사가 자체 발전설비를 통해 이러한 기업들에 전력을 공급한다면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 관련 기술 공급과 시너지를 낼 공산도 크다.
 
샘 알트만 챗GPT 넘어 원전사업 키운다, 완전한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

▲ 샘 알트만이 주력 사업이 아닌 에너지 분야에서도 유망한 기업을 찾아 투자할 수 있는 이유로 그의 과거 이력이 주목받는다. '와이 콤비네이터' 활동을 통해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일찍부터 발굴할 수 있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한 미래 모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Y combinator >

실제로 샘 알트만이 2021년 3억7500만 달러(약 4834억 원)를 투자한 핵융합기술 전문기업 헬리온에너지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 안에 핵융합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자사의 데이터센터에서 챗GPT 연산을 지원하고 있다. 샘 알트만의 에너지사업 및 인공지능사업의 시너지가 구체화된 사례에 해당한다.

알트만이 이처럼 전문 분야가 아닌 에너지사업을 통해 오픈A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유로는 스타트업 투자 분야에서 쌓은 그의 이력이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샘 알트만이 CEO를 맡았던 미국 와이콤비네이터는 주로 실리콘밸리 지역의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해 왔다.

샘 알트만은 이 때부터 오클로의 사업 초기 성장을 주도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기 시작했다.

결국 스타트업 전문가로 경험을 쌓았던 샘 알트만의 역량이 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주력인 인공지능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샘 알트만이 오클로와 같은 협업 사례를 앞으로도 계속 확대해 나가면서 인공지능 중심의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2015년 오클로의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이후로 이 회사와 함께 일하는 순간을 기다려왔다”고 전하며 오래 전부터 협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