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강화 전략을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의 금융플랫폼인 우리WON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올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임 회장이 강조한 'IT역량 강화'가 14일 열릴 예정인 경영전략회의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디지털 경쟁력 뒷걸음질, 임종룡 조직개편 '카드' 성과 낼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디지털 강화 전략을 꺼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은 2019년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우리WON뱅킹’을 출시한 뒤 디지털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올해 1월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디지털 부서장이 유니버셜뱅킹추진협의회를 열어 그룹 통합 금융플랫폼 사업 추진을 논의하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자동차금융 디지털 경쟁력을 위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등이 참여한 자동차 금융플랫폼 ‘우리WON카’에 신차대출, 중고차대출, 신용대출, 전환대출 등을 갖춰왔다. 

우리금융그룹의 디지털 강화 전략에 우리WON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도 크게 늘었었다. 

우리WON뱅킹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2022년 말을 기준으로 732만 명으로 조사됐다. 2021년 말과 비교해 29.78% 급증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금융플랫폼에 고객들이 얼마나 방문하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돼 그 금융플랫폼의 경쟁력을 알 수 있게 한다. 금융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이 편리하게 방문하게 할 수 있다면 지점을 줄여 고정비용을 아끼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다만 우리WON뱅킹의 월간활용성이용자 수 상승세가 올해 꺾였다는 점이 문제로 여겨진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카카오뱅크(1630만 명), 토스(1510만 명) 등 빅테크업계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국민은행의 스타뱅킹이 1119만 명, 신한은행의 쏠이 940만 명, 농협은행의 NH스마트뱅킹이 770만 명 등이다. 

우리WON뱅킹은 702만 명을 기록했고 금융그룹 3위 경쟁을 하는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원큐는 563만 명 수준이었다. 

우리WON뱅킹이 하나원큐를 앞서고 있다지만 지난해 말보다 30만 명이 넘는 고객이 빠져나갔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우리WON뱅킹 월간활성이용자 수 1천만 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들어 목표에서 멀어지게 된 셈이다. 

이에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나섰다.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 강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가 함께 진행하던 전산 통합관리를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에 맡기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은 전산 통합관리를 위한 IT 서비스를 우리에프아이에스에 위탁했는데 이번 개편으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IT 개발과 운영을 직접 담당하게 됐다.
 
우리금융 디지털 경쟁력 뒷걸음질, 임종룡 조직개편 '카드' 성과 낼까

▲ 우리금융그룹이 하락한 금융플랫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중심의 디지털 강화 전략을 세웠다. 사진은 서울시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건물.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우리금융그룹의 개편을 두고 우리금융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디지털 강화를 전담해 계열사들을 통솔하고 우리카드가 디지털 정보 수집 등을 맡게 될 것으로 바라본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과 우리WON카 모두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직접 디지털 강화를 담당할 수 있다면 대출, 예금 상품 등 금융플랫폼에 갖출 상품라인업 구성은 물론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의 개편도 더 빠르게 해낼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카드는 데이터 확보에 더 강점을 보이게 될 수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 독자 결제망을 구축했다. 올해 2분기 안으로 가맹점 130만 곳, 연말까지는 200만 곳으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을 통해 전자지급결제대항사(PG사), 결제창, 간편결제 등을 포함한 운영 정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카드가 가맹점을 점차 확대해 고객 구매 데이터 등을 확보하게 된다면 향후 금융플랫폼에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채우기 위한 좋은 바탕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카드가 고객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우리은행이 이를 분석해 우리금융그룹 각 계열사에 맞춤형 데이터를 전해주거나 직접 통합 금융플랫폼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중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AI·클라우드 등 신기술 전문가 영입 확대, 직접 개발 비중 확대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그룹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 역량 내재화가 필요하다”며 “혁신 추진 과정에서 임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