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러브콜, TSMC 인텔 뒤따라 투자 나설까

▲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TSMC와 인텔에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유치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사진은 인텔의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이 들어서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장이 대만과 한국을 방문해 현지 시설투자 등 사업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가 반도체공장 투자 및 가동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거론되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대만 포커스타이완 보도에 따르면 케이트 갈레고 피닉스 시장은 약 2주에 걸친 출장 일정을 통해 한국과 일본, 대만을 찾아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과 회동한다.

구체적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닉스에 400억 달러(약 52조 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TSMC와의 사업 논의가 가장 중요한 일정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TSMC가 반도체업황 악화에 대응해 전 세계 시설 투자를 축소하는 수순에 들어가며 미국 반도체공장의 가동 시기도 예정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갈레고 시장이 TSMC를 방문하는 목적은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포커스타이완은 갈레고 시장이 이에 더해 한국 대기업의 투자 유치에 성과를 내기 위해 주변 국가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갈레고 시장이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수원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포커스타이완은 “갈레고 시장의 이번 방문은 TSMC에서 유치한 투자 기회를 한국 대기업에서도 재현하려는 것”이라며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2024년부터 가동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TSMC와 달리 최신 3나노 공정 도입 계획도 세워두지 않고 투자 규모도 절반에 미치지 못 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추가 투자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에서 최대 9곳의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계획을 제시하며 주정부 차원의 세제혜택 지원도 신청해 둔 상태다.

갈레고 시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해 텍사스주에 예정된 투자 가운데 일부를 애리조나에 설립하도록 적극 설득하며 지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책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애리조나주는 TSMC 이외에도 인텔이 약 200억 달러(약 26조 원)를 들여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있는 지역이다.

삼성전자도 애리조나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투자를 확정한다면 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한 3개 업체가 모두 해당 지역에 생산설비를 운영하게 된다.

반도체공장이 밀집한 지역에 시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인프라 확보와 공급망 등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미 현지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협력사 등 기반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애리조나가 주로 사막으로 이뤄진 지역이라 수자원과 전력의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갈레고 시장이 삼성전자에 현지 반도체공장 투자를 요청한다면 이와 관련한 대비책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설득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늘리는 것은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 미국 내 대형 반도체 고객사의 수주를 확보하는 데 장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시행하며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현재 용인 등 한국에 이미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았고 유럽 투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에 추가 투자 가능성을 다소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