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그룹이 국영반도체기업 XMC의 지분을 인수하고 메모리반도체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에 공격적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기업이 3D낸드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에 당장 내년부터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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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 |
9일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정부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공세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중국은 매년 2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반도체 자급자족을 목표로 현지업체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중국정부의 주도로 국영반도체기업 XMC의 지주사 지분 50%를 인수한 뒤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그동안 D램에, XMC는 3D낸드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왔는데 두 기업의 역량이 합쳐지면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중국기업들은 이른 시일 안에 강력한 양산능력을 갖춰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며 세계 반도체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중국정부의 지원이 더욱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브스는 XMC가 올해 말 3D낸드의 양산에 성공하고 2018년부터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과 대량양산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등 기존 주력제품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데 대응해 생산원가를 낮춘 고용량 저장장치를 생산할 수 있는 3D낸드에 기술투자와 시설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도시바와 미국 마이크론 등 3D낸드 경쟁사에 이어 중국업체마저 막대한 생산량을 앞세워 공세를 본격화할 경우 채 개화하기도 전인 3D낸드시장에서 공급과잉현상이 벌어질 우려가 나온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3D낸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볼 때 당장 내년부터 중국업체의 진출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3D낸드시장에서 올해 삼성전자가 63%의 압도적 점유율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과 도시바, SK하이닉스가 10% 초반대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마이크론-인텔, 도시바-샌디스크 등 연합군을 구축한 업체들이 기술을 확보하고 본격 양산에 들어가며 삼성전자의 2017년 시장점유율은 34%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송 연구원은 “중국 XMC도 3D낸드시장에 진입한 뒤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며 “XMC가 마이크론-인텔과 생산시설에 협력할 가능성도 제기돼 한국업체들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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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하이투자증권은 중국업체의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이 올해 6%에 그치나 칭화유니그룹과 XMC의 주도로 2017년 23%, 2018년 37%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반도체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업체와 맞먹는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일각에서 이른 시일 안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반도체기업의 인수합병을 꾸준히 추진하고 높은 연봉을 앞세워 기술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자금력으로 기술경쟁력마저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정부가 중국 스마트폰업체 등에 현지에서 생산한 반도체 탑재를 강력하게 요구할 경우 충분한 수요도 확보할 수 있어 중국 반도체기업들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중국은 결국 수년 안에 한국을 뛰어넘고 메모리반도체 최대 생산국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세계 모든 반도체기업 가운데 타격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