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반도체 열풍' 수혜 볼까, 점유율 싸움 넘어 기술투자 중요성 부각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수혜를 보려면 점유율 싸움보다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HBM3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촉발한 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가 과감한 시설 투자로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등 분야에서 점유율 싸움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첨단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주주 및 투자기관의 삼성전자 주식 매수 규모는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스는 증권사 CLSA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하며 “삼성전자가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주 상승세에 올라타려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대형 IT기업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며 인공지능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및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어 이러한 흐름에 이중으로 수혜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엔비디아와 같은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기업이 대만 TSMC의 파운드리에 의존을 높이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TSMC와 더욱 큰 격차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CLSA는 인공지능 반도체와 관련한 삼성전자의 수혜 전망이 결국 메모리반도체에 관련되어 있다며 최근 시설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메모리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도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는 일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어지는 업황 부진이 마무리되면 삼성전자가 고객사의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충분한 역량을 갖춰낼 것이라는 CLSA의 분석도 이어졌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서 과거 스마트폰이나 TV시장에서 누린 것과 같은 영향력을 보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회의론도 힘을 얻고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는 HBM 규격의 D램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밀려 2위 업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시장 조사기관 아레테리서치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삼성전자가 HBM 기술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은 반도체사업과 관련해 더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설 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는 반면 기술 측면에서는 더 이상 최고의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레테리서치는 스마트폰사업을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점유율이 애플 아이폰보다 높지만 삼성전자가 더 좋은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내는 것보다 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인공지능과 같은 신산업 성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권고가 나왔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예고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고객사는 TSMC의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선택한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는 데 고전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충분히 준비된 기업인지 의문이 나오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