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에서 3세대 기상위성을 도입해 폭풍예보체계를 구축한다. 사진은 3세대 기상위성 그래픽 이미지. < Wikimedia Commons > |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위성을 통해 태풍과 같은 극단적 기후현상을 미리 탐지할 수 있는 고도화한 기상예보체계가 유럽에서 운영된다.
3일(현지시각)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는 구름 안팎에서 발생하는 번개를 탐지할 수 있는 3세대 유럽기상위성(MTG)이 관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발사한 3세대 유럽기상위성은 중앙아프리카 적도 3만6천 km 고도의 정지궤도를 돌며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기상을 관측한다.
필 에반스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 총괄디렉터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강도 높은 폭풍은 발생하기 전에 번개를 동반하는 일이 잦다”며 “번개 발생 빈도를 기록한 데이터를 활용해 태풍을 정밀하게 예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유럽에서만 5천억 유로(약 709조 원)가 넘는 폭풍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 강도 높은 폭풍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은 아시아나 아메리카 대륙과 달리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는 지역이 아니라 강력한 기상이변에 대비책을 미리 갖추는 일이 드물다.
따라서 북대서양에서 온대성 저기압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폭풍우에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잦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세대 유럽기상위성이 정확한 폭풍 예보체계를 구축해 기상이변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에반스 총괄디렉터는 폭풍 피해를 예방하는 일이 더 쉬워질 것이라며 “폭풍 발생을 미리 관측해 사람들이 준비하고 대피할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수의 서방 국가들은 이미 미국 해양대기국의 기상위성이 제공하는 번개 및 폭풍 관측정보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방식으로 받은 정보를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폭풍을 예보해 왔다.
방위산업체 레오나르도에 따르면 3세대 유럽기상위성은 기존에 활용되던 미국 기상위성보다 성능이 뛰어나 더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의 위성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 구아 파스토리니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위성에 탑재된) 번개 이미저(촬영장치)는 초당 1천 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4대로 구성됐다”며 “낮밤 가리지 않고 0.6밀리초 단위로 낙뢰를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위성은 이렇게 촬영한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번개와 관련된 정보만 지구로 전송한다.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는 현재 관측활동만 진행하고 있는 3세대 기상위성을 2024년 초부터 정식으로 상용화해 태풍 예측에 활용하고 2026년에는 같은 위성을 3대 운용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