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새로운 콜택시 ‘우버’의 영업을 막기 위해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규제하기로 했다. 서울시 차원에서 특정 앱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서울시는 대신 우버의 장점을 활용한 '서울형 우버택시'를 만들기로 했다.
◆ 우버가 대체 뭘 어쨌길래
서울시는 21일 ‘우버’에 대해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날 “서울시는 우버 관련 앱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
|
▲ 트레비스 칼라닉 우버CEO |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호출하면 근처에 있는 차량과 연결해주는 주문형 개인기사 서비스다.
그러나 우버는 현행법상 불법이다. 또 우버를 통해 이용하는 차량은 렌터카나 자가용 승용차이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사고가 일어날 경우 보험사가 거부하면 치료비 등을 보상받을 수 없다.
우버는 일반택시와 달리 운전자가 성범죄자 등 전과자나 무자격자인지 사전에 검증하기 어렵다. 또 차량정비도 확인할 수 없어 사고 위험률도 높다.
우버 앱에 가입할 때 필수적으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해 개인정보 유출우려를 낳고 있다. 또 택시면허도 없이 비싼 요금을 받아 일반택시의 영업을 침해하는 것도 서울시가 규제에 나선 배경이다.
서울시는 "캐나다 토론토 등 외국도시들도 우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규제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법사항은 철저히 밝혀내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버 관련 앱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또 16일 국토교통부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유상운송행위 알선금지 규정 신설을 건의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우버코리아와 차량대여업체를 경찰에 고발했으며 4월에 우버 운전자에게 벌금 10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우버 서비스 이용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이를 대체할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용자 중심의 편리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택시 콜서비스를 오는 12월부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검토하고 있는 택시콜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이용자 주변의 빈 차를 조회하고 택시 위치, 운수 종사자 이름, 사진, 전화번호, 차종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 뒤 서비스 평가까지 할 수 있다.
◆ 우버, 창업 5년 만에 180억 달러 기업가치
우버는 2009년 8월 미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를 세운 사람은 우버 CEO인 트레비스 칼라닉과 가렛 캠프다. 두 사람은 2008년 프랑스 파리의 정보기술 관련 행사에 참석했는데 택시를 잡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두 사람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쉽게 택시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앱 기반 차량 제공서비스인 우버를 만들게 됐다.
칼라닉과 캠프는 2009년 우버테크놀로지를 공동으로 창업하고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우버를 선보였다.
우버는 앱을 이용해 차량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한 뒤 위치를 입력하면 된다. 필요할 때 호출버튼만 누르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량이 달려온다.
국내의 '콜택시' 비슷한 개념으로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택시를 타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없앤 것이다. 특히 수중에 현금이 없더라도 사전에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를 이용해 손쉽게 결제가 가능하다.
우버는 편리함 때문에 큰 인기를 끌면서 설립 된지 5년여 만에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우버의 성장은 지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투자기업 구글벤처스의 빌 마리스 연구원은 최근 미국 콜로라도 아스펜 지역에서 열린 ‘포천 브레인스톰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버의 잠재적 시장 가치가 2천억 달러 수준으로 일본 도요타에 버금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벤처스는 우버에 지난 해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12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현재 우버는 전세계 14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세계 각지에서 논란 들끓어
우버는 자가용 운전자도 택시와 비슷한 영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 기존 택시 사업자와 충돌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버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자 운수사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6월13일 시청광장에서 우버의 택시유사영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서울시도 우버가 현행법상 불법인 데다 여러 위험성이 지적되면서 대책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해 9월과 올해 2월 서울에 본사를 둔 우버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했다. 운송사업자가 아닌데도 운송사업을 한 데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기소가 중지됐고 서울시는 지난 5월 우버코리아와 렌터카업체를 같은 이유로 다시 고발했다. 또 지난 4월 우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기사에게 벌금 10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우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영국 런던, 이탈리아의 로마와 밀라노, 독일 베를린 등에서 택시 사업자들의 항의시위가 잇따랐다.
해외 여러 도시 당국도 우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규제에 나섰다. 캐나다 토론토와 벤쿠버는 정식 사업면허를 취득하지 않고 불법 택시중개를 알선했다는 이유로 우버를 고발했다.
벨기에 브뤼셀은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 호주 빅토리아주는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승객을 실어 나른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