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부산행’으로 올해 첫 1천만 관객 돌파의 주인공이 됐다.
NEW는 국내 배급사 ‘빅4’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극장을 소유하지 않고 배급사업을 해왔는데 창립 8년 만에 1천만 영화 3편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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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택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대표. |
NEW가 부산행의 프리퀄로 연상호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서울역’도 배급을 맡아 좀비 신드롬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NEW 주가는 8일 2.21%(250원) 오른 1만1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NEW는 7월22일 1만5650원의 최고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가 20%가량 빠져있다. 드라마 ‘태양의후예’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제작사인 NEW의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으나 중국발 사드 리스크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탓이다.
NEW뿐 아니라 중국내 한류사업 기대를 받았던 엔터테인먼트트 회사 주가들도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맥을 못추고 있다.
NEW는 그나마 엔터테인먼트회사의 주가부진 속에 선방하고 있는 셈인데 이는 부산행의 흥행 덕분이다. 부산행은 개봉 19일 만인 7일 1천 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역대 한국영화로 14번째이자 NEW가 배급을 맡은 영화로는 3번째 기록이다.
NEW는 오리온그룹 계열 쇼박스 대표이사를 지낸 김우택 대표가 2008년 설립했다.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의 대기업 계열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투자배급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NEW는 설립 5년 만인 2013년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으로 2편의 1천만 영화 기록을 세우는 등 ‘배급 빅4’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부산행의 1천만 관객 돌파는 신인이나 다름없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까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 가운데 신인 감독의 영화는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이 유일했다.
김우택 대표는 변호인에 이어 부산행으로 1천만 잭팟을 다시 터뜨리면서 감독의 스타성에 의존하지 않고 콘텐츠를 알아보는 선구안을 재입증한 셈이다.
더욱이 두편 모두 제작에 앞서 우려도 적지 않았던 작품들이다. 변호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 소재 영화여서 정치적 부담이 컸던 영화다. 부산행은 한국 상업영화에서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좀비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란 점에서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부산행의 흥행은 NEW의 3분기 실적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NEW의 지분율 20~30%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부산행이 1천만 관객을 동원하면 총수익 58억~69억 원을 거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NEW가 지난해 3분기 거둔 영업이익 33억8800만 원보다 2배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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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상호 감독. |
부산행은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수어사이트스쿼드’ 신작들이 쏟아지면서 흥행세는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18일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으로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부산행에서 첫번째 좀비가 된 가출소녀 혜선의 비밀을 다룬다.
연상호 감독은 장편 실사영화로는 신인축에 들지만 이전에 ‘돼지의왕’ 등 사회성 짙은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김우택 대표는 연상호 감독이 좀비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실사영화 감독을 맡아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 감독은 김 대표의 제안에 부산행은 장편 실사로, 서울역은 애니메이션으로 따로 만들 것을 고집했고 결국 2편의 흥미로운 좀비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박성호 연구원은 "'서울역'은 '부산행' 좀비사태의 발단이 된 첫번째 소녀를 그리고 있어 '부산행'을 관람한 관객들의 관심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