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프에어로노틱스가 2022년 10월 보도자료 및 행사를 통해 비행 자동차 '모델A' 시제품 사진을 공개했다. <알레프에어로노틱스> |
[비즈니스포스트]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시대가 가까워질 수도 있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미국 스타트업에서 선보인 비행 전기차 시제품이 미국 정부에서 안전성과 신뢰성 인증을 받았다.
다만 30만 달러(약 3억9240만 원)에 이르는 제품 가격과 높은 기술 난도 등이 상용화에 걸림돌로 꼽힌다.
미국 알레프에어로노틱스(이하 알레프)는 현지시각으로 27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특별감항증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별감항증명은 민간 항공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평가해 적용하는 인증 제도다.
알레프는 자사 제품과 같은 형태의 비행 자동차가 미국에서 인증을 취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행 가능한 지역과 목적은 제한된다.
짐 둑호브니 알레프 CEO는 이번 허가를 두고 “자동차 업계에 큰 발걸음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환경친화적이고 빠른 이동수단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레프는 지난해 말 비행 전기차 ‘모델A’ 시제품을 선보인 뒤 사전 판매까지 시작했다. 가격은 30만 달러, 출시 예정 시기는 2025년으로 연말까지 440건의 예약을 받았다.
모델A는 배터리 기반 전기차로 평소에는 도로를 주행하다 수직으로 이륙하거나 착륙할 수 있다. 주행거리는 최대 322km, 비행거리는 161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유명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가 알레프에 300만 달러(약 39억2천만 원)의 시드머니를 제공했다.
해당 차량이 하늘을 나는 원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에 나선 다수의 기업들이 출시를 예고한 제품과 크게 다르다. 현재 연구되는 대부분의 기기는 드론(무인기)과 유사한 형태다.
반면 알레프 모델A는 일반 차량과 같이 도로를 주행하다가 공중에 떠오르면서 차체가 완전히 회전해 프로펠러를 가동하는 방식이다. 둑호브니 CEO는 “차체 전체가 날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 알레프에어로노틱스가 공개한 비행 전기차 그래픽 영상. |
알레프는 시범 차량의 주행 및 비행 실험을 2019년부터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제품이 실제로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알레프가 차량의 비행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선보였을 뿐 실제로 시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알레프에서 비행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기체는 헬리콥터에 가까워 자동차 시제품과는 매우 다른 디자인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BC는 알레프가 수 년 안에 차량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는 일과 상용화에 필요한 여러 규제를 통과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2030년 출시하는 비행 차량의 가격을 3만5천 달러(약 4578만 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알레프의 계획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둑호브니 CEO가 컴퓨터공학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자동차사업에 경험이 없다는 점도 비행 자동차의 실제 출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이다.
테슬라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 CEO 역시 자동차 분야에 경험이 적었지만 테슬라를 결국 미국 1위 전기차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해 선보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 초기 투자자의 시드머니 공급과 미국 연방정부의 비행 허가 등은 알레프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