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한남5구역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으로 선별수주를 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마 대표는 한남뉴타운에서도 최고 입지를 자랑하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는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 서울 한남뉴타운 수주 총력, 마창민 아크로 내세워 한남5구역 도전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평가받는 5구역 재개발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빨라질 수 있어 보인다. 수주를 위한 시공사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은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연말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개정 조례안이’ 7월 시행되면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뒤로 앞당겨질 수 있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DL이앤씨와 삼성물산, GS건설이 수주 물밑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동빙고동 60-1 일원에 용적률 219%를 적용해 최고 23층, 2555세대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1~5구역) 가운데 가장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한강이 바로 앞에 있어 대부분의 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용산민족공원도 도보권에 있어 이른바 '공세권'도 누릴 수 있다. 

또 신분당선 용산 연장선이 개통돼 동빙고역(가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그동안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정비업계는 서울 중심에 위치한 한남뉴타운 가운데 5구역은 다른 구역과 비교해 평지로 구성돼 시공 난도가 낮고 한강 조망 세대가 많이 나오는 데다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 대표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DL이앤씨가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아쉽게 패한 기억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최근 과천주공10단지 수주전에서 발을 빼 한남5구역 수주전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만들어졌다. 

과천주공10단지가 DL이앤씨의 사업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많지만 일각에서 한남5구역 수주를 위해 과천주공10단지 입찰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마 대표가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더욱 공을 들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가 빠진 과천주공10단지는 삼성물산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 대표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삼성물산과 맞대결이 예고된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RCO)'를 내세워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마 대표가 삼성물산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삼성물산이 2020년 4월 대림산업(현 DL이앤씨)과 호반건설을 누르고 정비사업장에서 5년 만에 복귀해 수주한 프로젝트다. 

당시 대림산업은 ‘아크로 하이드원’을 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으나 삼성물산이 75.9%(126표)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보였고 대림산업은 18표를 얻어 22표를 획득한 호반건설에도 밀렸다.

삼성물산이 최근 도시정비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마 대표가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2023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지난해(1조8686억 원)을 넘는 신규수주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주택정비사업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현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개포주공 5·6·7단지 등 하반기 서울 핵심 도시정비사업장 수주전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DL이앤씨가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실패했던 점도 마 대표의 분전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전체 사업비 7조 원)은 2020년 6월 현대건설이 가져갔는데 진통이 있었지만 지난 23일 관리처분계획이 승인되며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 사업을 두고 혈투를 벌였다. 2020년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투표에서 현대건설 1167표, 대림산업 1060표, GS건설 497표로 집계됐다. 과반수 이상 득표가 나오지 않아 진행한 결선투표에서 현대건설이 1409표를 얻어 1258표를 획득한 대림산업을 이기고 사업을 수주했다. 

한남뉴타운은 시공사 선정 때마다 시공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한강을 남쪽으로 내려다보는 최고 조망 뒤에 남산을 끼고 강남, 강북 어디든 쉽게 이동할수 있는데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급 주택단지가 들어서 있어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 1~5구역 재개발사업이 끝나면 1만2천 세대가 넘는 수준의 아파트 대단지가 탄생하게 된다. 2구역과 3구역은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고 4구역과 5구역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구역(최고 23층, 2167세대)의 지난해 11월16일 재정비촉진계획이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어 사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1구역은 지난 2018년 토지소유주 일부가 재개발을 반대하면서 정비구역에서 해제됐지만 2020년 서울시 공공재개발에 공모에 이어 2021년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는 등 다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3곳의 정비사업을 수주해 6423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서울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3151억 원), 경기 광명3동 토지주택공사(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1611억 원), 경기 시흥 은행1구역 재개발사업(1661억 원) 등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여의도, 압구정, 한남5구역 등의 사업지가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을 하며 경쟁수주가 성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공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한남5구역은 2·3구역 만큼이나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